이날 회의는 올해 하반기 들어 처음 개최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다. 미중(美中) 무역 갈등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상반기부터 지속해 온 사안에 최근 불거진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세계 불확실성 증대 요인들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 부총리는 올해 하반기 대외 경제 환경과 관련해 중점적으로 대응해야 할 부분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미-중 무역 갈등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등 다자 논의 기회를 꼽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대외경제 주요 이슈 및 대응' '공공기관 해외 수주 핵심 사업 향후 추진계획' '스마트시티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 등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우리 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에 대해, 더 나아가 글로벌 경제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첨단 기술 경쟁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있어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IMF 연차총회, 한-아세안(ASEAN) 특별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여러 다자적인 논의 기회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 등을 위한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세계 교역이 '확장 균형'을 지향하도록 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미중 무역 갈등, 브렉시트 등 동향을 상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대응하고 동시에 시장 다변화, 산업 경쟁력 제고 등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조치를 차분하게 추진해나가겠다"면서 "WTO 협정 원칙과 주요 20개국(G20) 정상선언문 취지대로 글로벌 성장과 교역이 확장 균형을 지향하도록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수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이달 중 '수출시장 구조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디지털 무역 등 분야별 후속 대책도 마련한다. 해외 인프라 수주를 늘리기 위한 1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 인프라, 스마트시티 펀드도 신속하게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 개발 경험이 풍부한 한국 공공기관이 해외 진출을 확대해 인프라 수주를 늘릴 수 있도록 10대 핵심 추진 사업을 선정한다. 이 사업들에는 금융 지원, 세계 네트워크 구축, 면책 유도 등을 지원해 수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이태호 외교부 차관,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차영환 국무조정실 제2차장,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반도체와 유기 EL패널 제조 등에 쓰는 3개 핵심소재에 관해 지난 1일 한국 수출시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일본 언론은 “우선 한국 측에 원자재를 적절히 관리하라고 요구하고서 그래도 개선 조짐이 없을 때는 수출 관리의 우대 조치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할 생각이다. 그러면 규제 강화 대상에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 일본의 다른 대한 수출 품목을 추가 확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