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안보와 관련해 문재인 정권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1월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은 10월8일 국정감사장에서 “북한은 현재 이동식발사대로 ICBM을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본부장은 “북한은 현재 ICBM급 이동식발사대로 발사하기 때문에 동창리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11월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정 실장 발언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롭터 집중적으로 질문공세를 받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 장관에게 "제가 사보임돼 (국회) 운영위원회 질의를 들어갔는데 저런 한심한 청와대 참모들 상대하느라 국방부 장관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까 생각했다"며 "기본 팩트도 모르는 한심한 청와대 참모들 때문에 대통령이 실수한다"고 정 실장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에게 "(국방부가) 대통령을 잘못 모시는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과 결을 같이 하려고 애쓰는 게 애국인 것인지 심각하게 실증적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의용 실장 발언을 문제 삼으며 청와대의 대북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국방부는 정의용 실장이 지난 1일 국감장에서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이 폐기되면 (북한의) ICBM 발사 능력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경두 장관은 "동창리와 관련된 부분의 경우도 ICBM 관련된 엔진시험장 등이 폐쇄돼있기 때문에 (북한이)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하는 데 제한이 있다"며 "현재는 실험이나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하신 것으로 그렇게 파악됐다"고 밝혔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2017년도에는 이동식 발사대를 발사 위치까지 운반해서 그 자리에서 고정된 별도의 받침대를 이용해서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는 북한이 그간 이동식 발사대 관련 기술을 발전시켰을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했다. 노 부대변인은 "2017년 이후 2년 정도 경과됐기 때문에 군사기술적인 노력들이 지속돼왔을 것으로 우리는 평가하고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동식 발사에 대한 대비 태세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우리 군은 동창리 발사장이든 이동식발사대든 관계없이 적의 위협과 능력에 따라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의 기본은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대비태세를 완벽히 하는 것이다. 적(敵)을 과소평가하는 순간 큰 구멍이 생긴다. 문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안보의 허점을 보여왔다. 지금 북한 김정은은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을 보고 박장대소(拍掌大笑)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