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3명의 계좌 6개를 이용해 모두 790회에 걸쳐 금융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이 지난 2017년 5월 11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 공개 대상이 되자 차명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자신의 동생 정모씨의 증권 계좌 3개 ▲지난 2003년부터 단골로 있던 헤어숍의 디자이너 A씨의 증권 계좌 1개 ▲지난 4월 페이스북에서 알게 돼 주식·선물투자 정보를 전달받던 B씨의 증권 종합투자 계좌 1개와 선물옵션 계좌 1개 등을 차명 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들 명의로 입·출금을 하고 2차 전지 업체 WFM 등 상장사의 주식 및 선물·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을 거래했다고 밝혔다. 또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와 공모해 코링크PE 자금 약 1억5700만원을 횡령했다고 봤다.
검찰은 정 교수가 지난 2015년 조씨의 사무실을 찾아가 투자 설명을 들은 뒤 조씨에게 5억원을 투자하고 수익금을 받는 계약을 맺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조씨는 지난 2016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설립하고 자본금 2억5000만원을 정 교수의 투자금으로 충당했다. 정 교수는 동생 정씨의 명의로 5억원을 추가 투자했으며, 최소 수익금을 보장받기 위해 허위로 경영 컨설팅 용역 계약을 맺어 코링크PE로부터 돈을 받았다.
이에 정 교수는 지난 2017년 7월말께 코링크PE 사무실에서 사업 추진과 투자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과 동생 및 자녀 등 6명이 유한책임사원의 자격으로 14억원의 출자금을 '블루코어밸류업1호'(사모펀드)에 납입하기로 했지만, 출자 약정 금액을 총 99억4000만원으로 기재한 변경 보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딸의 입시를 위해 호텔 인턴 경력도 허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자신의 지위와 친분을 이용해 당시 고등학생이던 조씨를 논문 제1저자로 등재시키거나 체험활동확인서 등을 허위로 발급받았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2007년 조씨의 친구 아버지인 모 대학 교수에게 딸의 논문 저자 등재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2주간 실험실을 견학하거나 PCR(효소중합 반응검사) 체험활동 등 간단한 활동만 진행했지만, 모 교수가 작성하던 유전자 관련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정 교수는 지난 2008년 7월께 대학 동창으로 친분이 있던 한 국립대 교수를 찾아가 조씨의 대학 진학을 위한 인턴 경력 등을 부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2007년 7월께부터 2009년 8월께까지 지속적으로 연수와 인턴활동을 했다는 '체험활동확인서' 발급을 요청해 허위 확인서 4장을 발급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조씨는 집에서 선인장 등 작은 동·식물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를 쓰거나 독후감을 작성해 교수에게 간헐적으로 보고하고, 연구소에서 수초의 일종인 '홍조식물'이 들어있는 접시에 물을 갈아주는 등 고등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체험활동을 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또한 해당 교수에게 지난 2009년 2월께 일본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딸이 참가할 수 있게 해 달라고도 부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교수는 학회에서 발표될 논문초록에 조씨를 제3저자로 기재해 참가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씨가 연구나 실험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논문 초록 작성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대학에 진학한 뒤로도 정 교수의 경력 위조는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정 교수는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한 관련 인턴 경력 등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초등학교 동창인 모 연구센터장에게 부탁해 2011년 7월께 한 연구센터의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씨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연수는 금방 종료됐지만, 의전원 우선선발 지원을 위해서는 인턴 활동 내역이 필요했기 때문에 정 교수는 3주간 인턴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허위 확인서 파일을 전달받았다.
이 외에도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및 공주대·단국대 등 인턴 경력 서류 등을 허위로 만들어 조씨의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3년 10월께 두 명의 허위 인건비 명목으로 교육부 보조금 32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