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조 후보자 딸 관련 여러 의혹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조 후보자가 딸 의혹에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가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자세를 낮추고 사과 뜻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주말인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며 "기존의 법과 제도에 따르는 것이 기득권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딸 관련 의혹에 한 발 물러선 것은 대학가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며 진상규명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 후보자는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 "가짜뉴스"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하고, 논문·장학금 관련 의혹에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정부 국정과제 임무 완수의 당위성을 다시금 빼들었다. 각종 의혹에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론이 돌아서자,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검찰 개혁 완수를 내세우면서 우회적으로 사퇴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측도 청문회를 열어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며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딸 논문 등 의혹과 가족들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집안에서 운영하는 사학법인 웅동학원 관련 의혹이 쏟아져 나왔고, 임명을 반대하는 국민 청원도 올라오는 등 여론이 날로 악화됐다.
이에 조 후보자는 펀드 기부와 웅동학원 사회 환수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지만, 여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 높은 지지를 보내왔던 청년층이 딸 관련 의혹으로 등을 돌리면서, 개혁 추진에 대한 지지 기반도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거센 공세를 받고 있고 이들이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점에서 조 후보자 임명 후에도 법안 통과 등 협조를 받기 쉽지 않아 다시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또 현 상황에서 사퇴를 한다고 해도 그 부담과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검찰 개혁을 현 정부 임기 내에 완성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강한 의지이지만, 이 경우에 추진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강행한 데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집계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