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수록 野黨, 부자일수록 與黨 우세”
●“40대 이하 ‘빈곤층의 보수화’ 뚜렷”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포인트 내린 42.4%(매우 잘못함 26.7%, 잘못하는 편 15.7%)를 기록했다.긍·부정 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2.5%포인트) 밖인 11.6%포인트로 벌어졌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주째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1주차(55.4%) 조사 이루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감정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본에 단호한 대응 기조를 취한 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전·세종·충청(43.0%→53.6%, 부정평가 39.2%) ▲서울(52.6%→58.4%, 부정평가 39.3%) ▲경기·인천(55.1%→57.5%, 부정평가 39.2%) ▲20대(50.8%→56.1%, 부정평가 40.0%) ▲60대 이상(35.8%→40.2%, 부정평가 54.4%) ▲30대(61.7%→65.5%, 부정평가 32.3%) 등 대부분의 지역과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또 일본 수출 규제 사태 초기에는 진보층과 중도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보수층의 지지도 늘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보수층(17.8%→24.5%, 부정평가 72.0%)과 진보층(78.4%→80.7%, 부정평가 17.0%)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이와 같은 지지율 상승세는 백색국가 제외 등 일본의 경제보복 확대 가능성 보도가 이어지고 불매운동을 포함한 반일 감정이 보수층으로까지 확산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와 정부에 의한 일련의 대응 메시지와 활동도 여론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 또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40%대 초중반으로 올라섰다. 이에 반해 한국당 지지율은 2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양당 격차는 16.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43.3%를 기록했는데 보수층과 진보층, 충청권, 서울과 경기·인천, 부산·울산·경남(PK), 4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구·경북(TK)과 호남에서는 하락했다. 특히 민주당은 핵심이념 지지층인 진보층에서 60%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전주 기록한 62.9%에서 2.5%포인트 오른 65.4%를 기록했다.
반(反) 지지층으로 꼽히는 보수층에서 더 크게 올랐다. 14.7%에서 5%포인트나 상승한 19.7%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측은 "민주당 지지율 상승의 견인차는 보수층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전주 대비 0.3%포인트 내린 26.8%로 2주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20%대 중후반으로 하락했다. 한국당은 보수층과 진보층, 충청권과 PK, 경기·인천, 60대 이상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당은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서 60%대에서 50%대 중반으로 상당 폭 하락했다. 전주 기록한 60.9%에서 4.9%포인트 하락한 56%를 기록했다.
정의당은 1.3%포인트 내린 7.4%로 다시 7%대로 하락했다. 바른미래당은 0.1%포인트 오른 5.1%로 지난주에 이어 횡보세를 보였다. 우리공화당 0.6%포인트 내린 1.8%, 민주평화당은 0.2%포인트 오른 1.8%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리얼미터는 19세 이상 유권자 3만1664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08명이 응답을 완료해 4.8%의 응답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한편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0%를 상회하는 가운데 빈곤층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정권 출범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갤럽의 지난 6월 한 달간 조사(전국 성인 4000명)에서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상·중상층'에서 52%로 가장 높았고 '중층'과 '중하층'은 각각 48%였다. 하지만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하층'에선 33%로 훨씬 낮았다.
반대로 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하층'은 54%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계층은 43~44%였다. 빈곤층의 지지율은 현 정부 초반과 비교하면 반 토막도 안 되는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2017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계층별로 대통령 지지율은 '상·중상층'(85→52%), '중층'(82→48%), '중하층'(84→48%), '하층'(74→33%) 등이었다. 지지율 낙폭에서 '하층'이 41%p로 다른 계층의 33~36%p에 비해 가장 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가난한 이들에게 큰 인기가 없다. 한국갤럽의 6월 조사에서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민주당 지지율이 44→41→39→27%로 하락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가난할수록 17→20→20→30%로 상승했다. 전체 지지율은 민주당(38%)이 한국당(21%)보다 높지만 빈곤층은 한국당(30%)이 민주당(26%)을 앞섰다.
좌파 쪽에선 보수 정당인 한국당을 '부자(富者)를 위한 정당'이라고 공격하지만 지지율로 보면 현실은 정반대다. 과거에도 약자를 위한 정책을 내세우는 진보 정당보다 보수 정당에 가난한 이들이 쏠리는 현상, 즉 '계급 배반'은 연구 과제였다. 미국의 진보적 역사학자 토머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2004)란 책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당선에 저소득층이 기여한 것이 화제였다. 이와 관련해선 토머스 프랭크 연구처럼 경제 현안이 아니라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저소득층 가운데 안보 의식과 박정희 향수 등이 강한 50대 이상이 다수(多數)라는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빈곤층의 보수화'는 소득 효과가 아니라 연령 효과가 컸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홍영림 기자는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밀어줬던 40대 이하 빈곤층의 민심이 싸늘해졌다"며 “6월 갤럽 조사에서 20~4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상·중상층'(59%), '중층'(53%), '중하층'(58%) 등에선 50%를 훌쩍 넘었지만 '하층'은 36%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50대 이상도 지지율이 가장 낮은 계층은 빈곤층(31%)이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는 빈곤층 지지율이 50대 이상 빈곤층보다 낮은 28%였다. 홍 기자는 “진보를 표방하는 여권(與圈)을 외면하는 '빈곤층의 보수화'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됐다는 의미"라며 “고용과 분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의 분노가 여권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