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는 '인구 감소'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1~4월 출생아 수는 10만92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도 7만9100건에 그쳤다. 역시 최저치다.
통계청이 6월 26일 내놓은 인구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4월 출생아 수는 2만6100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4월 2만7800명에 비해 6.1% 감소했다. 1~4월 출생아 수는 10만92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1만7600명보다 8400명 줄었다. 비율로는 7.1% 감소했다.
혼인 건수도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4월 2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월 2만600건보다 2.9% 감소했다. 1~4월 누계로는 7만9100건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8만6800건보다 8.9% 줄었다.
4월 한달간 출생한 2만6100명과 혼인 건수 2만건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로 가장 최소치다. 1~4월 넉 달간 합한 통계(출생 10만9200명 및 혼인 7만9100건)도 마찬가지다. 출생과 혼인 통계는 월, 계절별로 선호도가 달라 증감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전년 동월과 비교해야 한다.
감소폭은 줄어들고 있으나 인구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혼인 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혼모 등 혼인 외 출산 비중은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친다. 대신 혼인 후 출산하는 비중이 90%대 후반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혼인이 출산의 전제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기준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2년 32만7100건(전년 누계 대비 -0.6%), 2013년 32만2800건(-1.3%), 2014년 30만5500건(-5.4%), 2015년 30만2800건(-0.9%), 2016년 28만1600건(-7.0%), 2017년 26만4500건(-6.1%), 2018년 25만7600건(-2.6%) 등이다. 올해 1~4월 누계로는 감소 폭(8.9%)이 더 커졌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생아 수, 혼인 건수 모두 감소하는 추세라 인구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며 “고령화의 영향으로 이혼 건수, 사망자 수도 늘어나고 있어 인구가 성장하는 데는 부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혼부부는 감소하는 반면 이혼부부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4월 이혼은 9500건으로 전년 동월 8700건보다 9.2% 늘었다. 이혼 건수는 연간 기준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감소하다가 2018년(전년 누계 대비 2.5%)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4월 누계(3만6500건)로도 전년 동 기간 대비 6.1% 증가했다.
한편 4월 사망자 수는 2만39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명(0.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