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축구팀이 29일 운명의 한판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조별 리그와 16강전을 치르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과연 승리의 여신을 어느 팀을 선택할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U-23 남자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혈투’ 끝에 4대 3으로 승리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눌렀다. 이날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연장전에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른바 ‘원맨쇼’를 선보였다.
     
우리와 맞붙는 베트남은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베트남 국민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이 팀을 끌고 있다. 박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님 히딩크 호의 코치로 활약했다. 누구보다도 히딩크 감독의 장점을 잘 아는 인물이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팀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팀은 시리아를 연장 끝에 1대0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팀은 골을 내줘도 끝까지 달려가는 아주 ‘질긴’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급조’된 한국팀은 조직력과 단결력을 향상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축구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4강까지 진출한 결과를 놓고 한국 축구팀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스트라이커 황의조(감바오사카)의 활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황의조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3골을 득점,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두 번째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한 선수가 단일 국제대회에서 두 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대한민국 남자 종별 대표팀 전체를 통틀어 황의조가 처음이다.
    
여자축구에서는 두 선수가 있다. 지난 1999년 필리핀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에서 당시 공격수 차성미(은퇴)가 괌, 홍콩을 맞아 두 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이 있고, 여민지(구미스포츠토토)도 2009년 AFC 16세 이하 대회에서 미얀마와 태국을 상대로 3골씩을 넣었다.
     
현재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기록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역대 한국의 아시안게임 개인 득점 랭킹에서는 지난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총 11골을 기록한 황선홍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싱가포르 언론 ‘스트라이트타임스’는 황의조에 대해 “한국 공격수 황의조가 누구였는지 몰랐다면 지금부터는 그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팀 모든 선수가 이번 대회 경기를 치르면서 영웅이 되어 가고 있다. 주장 손흥민 선수의 포용력과 리더십도 단연 돋보인다. 그는 경기 매너에서도 세계적 수준이다. 8강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이후 상대팀 선수단 버스에 올라 “좋은 대결을 펼쳤다"며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앞서 그는 이란전에서 경기 후 허탈해하며 그라운드에 누워있던 이란 선수들에게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하고 포옹하며 위로했다.

 

실력과 매너에서 앞선 한국 축구 대표팀. 29일 준결승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