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0월23일 자신의 구속 심사를 받기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른바 ‘조국 의혹’이 불거진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심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오전 10시10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정경심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취재진이 모여 있는 포토라인을 향해 걸어갔고, 시선은 줄곧 아래를 향해 있었다. 그의 앞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등 100명이 서 있었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선 정 교수를 향해 취재진은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질문했다. 정 교수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인 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힘없는 목소리로 짧게 답했다. 취재진이 질문을 이어갔으나 그녀는 굳게 입을 다물었고, 더 이상의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표창장 위조 혐의를 인정하는가' '검찰의 강압 수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정경심씨는 변호인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심사가 진행되는 321호 법정으로 걸어 올라갔다. 뒤이어 검찰과 변호인단이 구속 심사가 열리는 법정 앞으로 모여들었다. 정경심 구속 심사에서는 검찰과 변호인단이 혐의 입증 및 구속의 필요성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최근 뇌종양·뇌경색 증상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경심씨의 건강 상태 또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씨와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2차 전지 업체 WFM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12만 주 가량을 차명으로 보유하는 등 숨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자산을 관리해 온 증권사 직원 김경록씨를 통한 컴퓨터 교체·반출 등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위조교사 및 증거은닉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블라인드 펀드' 등 주장의 근거가 된 투자운용보고서가 허위로 급조됐다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씨는 사실상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와 평가의 문제라는 해명과 함께 앞서 구속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모씨의 잘못이 '덧씌워졌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그간 수집된 광범위한 인적·물적 증거를 통해서 정 교수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 심사에서 정 교수 혐의의 중대성과 죄질, 증거인멸 우려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