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즈벡 하원 본회의장 연설대에 섰다. 우즈벡 측이 우리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존중과 우의 표명 차원에서 먼저 의회 연설을 제안했다.
연단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12분(현지시각) 상·하원 의원 220여명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자리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이번 일정을 함께 동행하고 있는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연설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먼저 양국 교류의 역사와 현재의 긴밀한 양국 관계를 언급하며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1500년의 교류의 역사 속에 깊은 인연을 맺은 양국 우정이 1992년 수교 이후 다시 이어져, 현재는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1937년 우즈벡으로 이주해온 고려인들의 역할과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 우즈벡의 산업현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호혜적 협력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립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함께 실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우즈벡 의원들은 통역기를 끼고 경청했다. 일부는 노트에 메모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우즈벡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한 대목에선 장내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500년 전 부터 양국 사신이 오가며 교류해 온 점을 언급하며 "나의 상상은 한국의 서울에서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멋진 타슈켄트 기차역에 내리는 꿈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은 이곳에서 중앙아시아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중 내륙국인 우즈벡 국민들은 지구에서 가장 넓은 바다 태평양을 만나고, 고려인들의 고향 한국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 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며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경하는 우즈베키스탄 국민 여러분,
니그마틸라 율다셰프 상원의장님,
누르딘존 이스마일로프 하원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최근에는 모든 각료를 의회의 승인으로 임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입니다.
말을 타거나 발 빠른 낙타를 타고 부지런히 쉬지 않고 왔다면 두 달쯤 걸렸을까요?
높은 산맥과 고원, 사막을 건너며 눈비를 만나고, 때로는 더위나 추위와 싸우느라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깊은 우정과 신뢰를 나눈 그들을 가장 중요한 서쪽 벽에 ‘아프로시압 벽화’로 남겼습니다.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우리 고대인들이 벽화 속에서 나와 다시 손잡는 일입니다.
여러분,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인류는 교류와 소통을 통해 발전하고 번영해왔습니다.
이러한 인류의 역사를 통찰한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이라고 생각합니다.
ICT·의료·우주 등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도 긴 역사를 거슬러 가면 여기 우즈베키스탄에 닿습니다.
부하라 태생, 이븐 시나의 ‘의학정전’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며 근대의학으로 발전했습니다.
위대한 티무르 왕의 손자 울루그벡 왕은 정교한 관측과 계산으로 천문학을 발전시켰습니다.
울르그벡의 천문표는 한국 조선왕조시대의 역법을 만드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가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6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자리 잡았을 만큼 양국의 교역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양국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에 함께하며 세계적인 기후환경 문제의 협력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첨단 우주 분야의 정책을 교류하고, 함께 인재를 키우며, 위성 직수신국 설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5G 기술을 응용한 e-health 분야의 협력은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국민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혁신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과 개방, 혁신을 통해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꿈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더 크게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한국인들은 우즈베키스탄을 뜨거운 형제애, 인류애의 국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국 국민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한국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해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님은 CIS 11개국 지도자 중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집안을 정돈하고, 음식을 장만하며, 새 옷을 입고 친척집을 방문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덕담을 듣습니다.
한국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정착한 곳곳에서 ‘나브루즈’를 함께 축하하며, 새로운 봄을 맞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은 한국어와 태권도를 배우며, K-드라마와 K-팝을 즐깁니다.
양국 국민들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공동 번영의 꿈은 더 빨리 현실이 될 것입니다.
율다셰프 상원의장님,
이스마일로프 하원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이 자리를 빌려, 한국 국민들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년에는 9년 만에 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오랜 시간 서로에게 특별한 호감을 갖고, 깊은 이해와 우정을 바탕으로 교류해왔습니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경험을 기꺼이 우즈베키스탄과 공유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우즈베키스탄 국민들과 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서로의 벽화에 새로운 교류의 역사를 새길 것이며, 우리의 후손들에게 양국의 형제애를 영원히 남길 것입니다.
다음은 한·우즈베키스탄 공동언론발표문 전문이다.
앗쌀롬 알레이쿰 (안녕하십니까)
나와 우리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아 주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과 우즈베키스탄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형제와 다름없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대통령님은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서의 개혁 정책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대통령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과 나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첫째, 양 국민의 우호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은 2017년 방한 당시, “문화는 서로 친하게 만들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문화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고, ‘아프로시압 벽화’를 포함한 우즈베키스탄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내일 개관하는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문화 교류의 장이자, 양국 우정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함께해 주시는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둘째,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양국 간 교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으며, 첫 조치로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개정했습니다.
양국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FTA 체결을 위해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으며,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활용한 협력모델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대응하여 ICT,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보건·의료 등 신산업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개소하는 ‘한-우즈베키스탄 농기계 R&D 센터’는 상생 협력의 모범사례입니다.
양국이 설치를 합의한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협력센터’는 국민 건강을 지키며 공동번영의 활로가 될 것입니다.
셋째,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나아가 유라시아의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아시아 역내 화합과 협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향한 변함없는 노력에 지지를 표합니다.
평화는 공동번영과 이어져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아시아 지역협력전략과 우리의 신북방정책을 조화롭게 연계하여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함께 이뤄나가기로 했습니다.
한-중앙아시아 협력 포럼이 다자간 협력의 모범으로 발전해온 데 이어, 12돌을 맞는 올해에는 장관급으로 격상하여 개최됩니다.
이 포럼을 통해 한-중앙아시아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정상회담은 양국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환대에 감사드리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을 다시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라흐맛! (감사합니다)
2019년 4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