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격한' 설전(舌戰)을 벌였다. 심 의원은 청와대와 중앙부처의 업무추진비 부적절 사용 의혹을, 김 부총리는 비공개 예산 및 행정 정보 유출 문제를 들이댔다. 두 사람의 공방은 40분가량 계속됐다.
        
앞서 기재부는 심 의원과 그의 보좌진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정보 유출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심 의원 측도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심 의원은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 부총리를 상대로 “국민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라며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고 아무런 불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됐던 한국재정정보원의 재정정보시스템 디브레인에 접속해 자료를 다운받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불법적으로 정보에 접근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다운로드 받았다"고 불법성을 지적했다. 또 “의원님이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씀하고 있다"며 “"6번의 경로를 통해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분명히 ‘감사관용’이라고 경고 문구가 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심 의원 측이) 190회에 걸쳐서 최대 100만 건의 정보를 다운로드 받았고 이는 사법당국에서 위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의원은 멈추지 않았다. 이날 추가 자료도 공개했다. 2017년 11월 20일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 당일, 2017년 12월 3일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 당일, 2018년 1월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당일, 2018년 7월 23일 포항 마린온 해병대 헬기 추락 순직장병 5명의 영결식 당일, 청와대 직원이 고급 LP바와 맥줏집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김 부총리는 문제 없음을 강조하며 맞섰다. 이와 관련 청와대도 곧바로 총무비서관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 날 맥줏집에서 10만9000원을 쓴 건 중국 순방 일정 협의가 늦어져 외부 관계자 등 6명이 저녁식사를 한 것이며 모든 건을 정상적으로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또 기재부·외교부·교육부 등 14개 중앙부처가 2017년 5월 이후 업무추진비 1105만원을 골프장에서 썼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이에 해당 부처는 부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하루 종일 심 의원 대(對) '문재인 행정부'의 대결 양상이 계속됐다.

    
한편, 국회에서 심 의원과 김 부총리가 계속된 공방을 벌이자 여야(與野) 의원들도 덩달아 상대를 향해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고성이 국회 본회의장을 가득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