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었다고 해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을 때 고풍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임가화원은 시공을 초월해 그 시절의 영화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임가화원을 만났을 때 길게 둘러 쳐진 돌담길의 돌 사이사이에 낀 거무스름한 이끼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걸어보라, 빛바랜 기왓장과 버드나무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따가운 햇살의 손길을 느껴보라.
짙푸른 연못에서 노니는 잉어들의 합창소리를 들어보라. 임가화원은 말 그대로 천상의 소리가 들리는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임가화원은 부지만 6000여 평. 고풍스러운 건물과 사이사이에 연못을 조성하고 넓은 정원이 시야를 시원하게 해준다.
귀빈들을 접대했다는 주 건물인 내청각의 누각에 오르면 푸른 정원과 꽃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고 꼬불꼬불한 회랑으로 연결된 건물들은 우아한 운치와 자연과의 조화로 깊은 품위를 나타낸다.
정원의 끝부분은 울창한 용나무숲과 큰 연못이 보인다. 구불구불한 연못의 북쪽에는 임씨 가문의 고향인 중국 푸젠성 장저우의 산수를 본떠서 조성했다는 동산도 보인다.
연못 안에는 직사각형의 정자와 반월교, 나룻배가 정박할 수 있는 나루터를 갖춘 작은 섬도 있다.
시간이 멎은 듯한 이 드넓은 공간에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돼 본다.
낡았다고 해서 무조건 보수하기 위해 허물어 그 시절의 흔적을 지워버리기 보다 낡으면 낡은 데로 그 시절의 손 떼를 그대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