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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과 바다와 용춤이 꿈틀거리는 ‘지우펀’을 가다

"담장에는 이름 모를 풀잎이 자라고 있었다. 생명만 부지한 채"

글  김용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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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은 산마을이다. 그래서 모든 거리가 돌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지우펀은 초창기에는 아홉 집 밖에 없는 외진 마을이어서 항상 아홉 집 것을 함께 구입해 나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청나라 때는 금광으로 유명했고 인구도 늘었다고 한다. 지우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홍등이다. 지금은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어 주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찻집이나 음식점 또는 기념품 가게들 앞에 홍등을 달아 볼거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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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의 홍등은 많은 인파와 어울려 마치 축제의 현장을 방불케 한다.

 

 

홍등 하면 장예모 감독의 ‘홍등’이 떠오른다. 중국 배우 공리는 이 영화 하나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했다. 붉은 등불이란 뜻의 이 홍등은 중국 봉건주의 시대 여성의 운명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지우펀의 홍등은 돌계단을 따라 길게 달려 있고 어마어마한 인파에 마치 축제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놓았다. 홍등을 달아 놓은 것뿐인데 시각적인 효과는 상당한 것 같다. 패키지로 온 관광객들은 대부분 해가 떠 있는 시간에 도착해 마을을 내려갈 시간쯤에 홍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등에는 역시 불이 들어와야 제값을 한다. 홍등이건 청등이건 밤낮으로 불을 밝혀야 사진 배경으로도 한몫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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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 정상에 오르면 사당이 나오고 여기서 결렬한 용춤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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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춤이 결렬해 지면 요가를 하듯 파트너의 몸에 올라타기도 하고 묘기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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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북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자바라와 비슷한 악기로 흥을 돋군다.

 

사찰인가 사당인가?
  
지우펀의 돌계단을 따라 마을의 정상에 다 달으면 초등학교와 사찰 같은 곳이 한 군데 나온다. 대만은 불교와 토착종교인 도교가 성행해 겉으로 보아서는 구분이 잘 안 된다.

 

도교는 중국의 성인인 노자의 사상을 따른다. 도교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중화권에서는 토착종교이고 민족종교로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거리 곳곳에 도교 사당이 설치되어 있다.
  
사찰도 모습이 비슷하다. 지붕마다 용이 승천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로는 이곳은 도교 사원이라고 한다.

 

용은 중국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동물이다. 황제의 얼굴을 용안이라고 하지 않는가. 중국의 용은 서양의 드래건과는 달리 흉악스러운 동물이 아니다. 상서로운 길조다.
  
도교 사원에서는 용춤이 벌어졌다.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다.

“우와 잘한다."

큰 북을 이용한 리듬 타기에 어깨도 들썩였다.
    
용춤은 격렬했다. 서서히 움직이다가 용틀임하는 대목에서는 서로 부딪히고 올라타고 했다. 신명이 난다는 것은 이런 장면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고수는 여자가 맡았다. 큰 북을 앞에 놓고 옆에는 우리나라의 자바라같은 악기를 든 남녀가 빠른 장단을 맡아 흥을 돋구웠다.
  
중화권에서는 축제 때마다 용놀이가 등장한다. 용놀이는 중화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민속놀이의 하나로 즐긴다. 용가면을 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리듬을 타고 천지신명께 축복을 드린다. 나라마다 방법은 다르지만 이번에 본 용춤은 진수를 보는 것 같았다.
  
용춤도 구경하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항구가 보인다. 한동안 그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보면 이곳이 타국이라는 것을 잊게 된다. 마음이 평온해서다.

 

지우펀은 돌계단을 내려오면서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 기념품점이 많으니 선물용 액세서리를 구입하기에도 좋다.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 앞 바다를 바라보고 땀을 식혀도 좋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골목길을 한창 내려오다 보면 주택가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담장에는 이름 모를 풀잎이 자라고 있었다. 생명만 부지한 채 어여쁜 고개만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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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흐렸지만 바다와 항구를 보니 여기가 타국이라는 것을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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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방에서 강아지를 박제해 모델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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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풀포기가 벽면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다.

 


 


[입력 : 2019-03-08]   김용길 여행작가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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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 여행작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을 거쳐 중앙일간지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이후 편집회사 헤드컴을 운영하며 국내 공공기관·기업체 사보 등 2000여권의 홍보물을 편집·제작해왔다. 현재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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