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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남자로서 당당하게 살게 도와주세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성기불능장애

글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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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혈관 및 신경계통의 손상 등으로 가장 중요한 ‘남성’ 기능을 다친 것이다. 앞길이 구만 리 같은 총각이 성 불구자가 되는 위기에 처했으니 그 심사가 오죽했으랴. L씨가 필자를 찾아온 그 이유였다. 사진=뉴시스

“교통사고 후유증인 것 같습니다. 발기가 전혀 안 돼요. 장가를 가야 하는데,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서 식욕까지 떨어졌어요."   

“정밀검사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L씨는 3년 전에 일순간 부주의로 치명상을 입었다고 했다. 
 
애인과 함께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다 그만 전복사고를 냈던 것이다. 그때에 골반뼈가 부러지고 요도까지 파열 되는 중상을 입었다. 
 
일차로 응급 요로전환수술을 받았지만, 호스를 통해 소변을 배로 빼낼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고로부터 3개월 후, 요도 성형수술을 통해 막힌 요도를 겨우 연결하는데 성공해서 소변을 가까스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요도협착으로 인해 소변 줄이 가늘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여간 고통이 아니었다. 결국 내시경수술로 요도협착을 치료하고 나서야 비로소 소변이 정상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고 당시 혈관 및 신경계통의 손상 등으로 가장 중요한 ‘남성’ 기능을 다친 것이다. 앞길이 구만 리 같은 총각이 성 불구자가 되는 위기에 처했으니 그 심사가 오죽했으랴. L씨가 필자를 찾아온 그 이유였다. 
 
우선 필자는 L씨의 성 반응 상태를 관찰해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성 기능 검사를 위해 포르노 비디오를 보여주며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음경 혈류 변화를 봐야 하는데, 복합 초음파검사는 혈관확장제를 투입하고서 음경 동액 혈류속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음경해면체근의 근전도 반응 검사 등으로 성에 대한 신경계 검사를 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음경 혈류가 불안정하게 유지되었고 충분한 발기가 안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L씨는 ‘성 불능’으로 진단내릴 수밖에 없었다. 혈관 촬영 결과에서도 음경으로 들어가는 가느다란 동맥이 완전히 막혀 있어서 피가 더 이상 흘러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것인지, 다행히도 성 신경검사 결과에선 희망이 보였다. 구사일생처럼 성 신경은 살아있었던 것. 필자는 우선 막힌 동맥을 이어주는 미세 혈관 수술을 하면 성 기능을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단, 변수가 있을 수 있었다. 성 신경 검사 상 정상수치가 나왔다고 해도 또 모르는 일이었다. 사람의 몸이라는 것은 검사 상으로 나타나지 않은, 예기치 않은 신경 손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정맥기능부전이 동반 될 수 있으므로 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선생님, 어떡해든 저를 남자로 살게 해 주세요."
“혈관이 막혀 있어요. (혈관을) 뚫어주는 수술을 해야 치료될 수 있겠습니다만, 손상으로 정맥기능 부전이 동반된다면 수술 성공률은 50% 정도라고 봐야 해요."
“만약 실패하면…."
“최후로는 보형물 삽입 수술을 해야겠지요. 어떡해든 기능을 살려내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를 바로 기질적 성 장애라고 한다. 외과적 치료법은 음경 보형물 삽입 수술과 혈관계 수술이 있다. 보형물 삽입술의 성공률은 90%이상이지만, 혈관계 수술은 동맥 정맥 계통의 손상이 동반 될 수 있어서 재발률이 50% 밖에 안 된다. 또한 재수술은 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서른도 안 된 청년이라면 피끊는 청춘이라서 하루 저녁에 수차례 성행위를 하고도 새벽 발기가 힘차게 될 나이인데, 성불구자로 살아가다니 말도 안 될 일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비뇨기과 의사로서 최선을 다해야 할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L씨의 자연스러운 성 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성공률이 조금은 낮더라도 동맥 혈관계 수술을 먼저 받자고 설득했다. 
 
수술은 다소 복잡했다. 
 
먼저, 아랫배를 약 10cm 정도 째고 들어가 복근 주위의 하복 동맥을 분리해냈다. 그 다음 음경 주위 성 신경을 조심스레 분리하면서 깊은 곳의 동맥을 찾았다. 그리고 양쪽 동맥을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원 상태대로 이어주는 과정을 마쳤다. 수술 후 피가 음경으로 잘 흘러 들어가는 것이 확인되었다. 
 
성공이었다. 검사상으로 나타나지 않은 다른 장애만 없다면 완치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수술 후에는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헤파린액을 투여하면서 수술을 마쳤다. 우리 몸에서 피가 응고되지 않는 이유는 간에서 만들어진 헤파린이 기여한다. 
 
 이 헤파린이 프로트롬빈이 트롬빈으로 활성화되는 걸 막아주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헤파린이 핏속에 흐르면서 혈관 속에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국 발기라는 것이 간단한 이치다. 혈액이 페니스에 충분히 공급이 되어야 한다. 남성의 음경은 해면체로 되어 있는데, 동맥을 확대시키고 정맥을 수축시키면 음경 속에 피가 많아져서 발기가 된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L씨가 하루가 다르게 회복했고, 3개월 후에는 시청각 자극 검사에선 성 기능이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성기능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그날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L씨에게 아무런 소식이 없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꼭 선생님을 다시 찾겠다"며 밝은 표정으로 진료실 문을 나가던 그의 어깨와 발걸음을 필자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 즈음 어떤 멋진 여인을 알게 되어서 열렬히 연애하고 있을지, 아니면 결혼해서 토끼 같은 자손을 낳아서 잘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무소식이 희소식 아니겠는가. 
 

 

 

[입력 : 2019-03-09]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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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최형기 박사는 194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비뇨기과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국내 최초로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개설했다. 저서로는 ‘性功해야 成功한다’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하는 섹스 코디네이션’ ‘백살까지 즐겁게’ 등이 있다. 현재 서울 삼성동에서 성공비뇨기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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