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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를 결혼시켜 주십시오”

"선한 마음으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두 사람을 위한 최선"

글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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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는 비즈니스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계산적, 의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희생이나 양보가 아니라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수년이 지났는데도 잊히지 않는 일이 있다. 두 남녀가 찾아와 남성이 여성의 회비를 결제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오빠가 여동생을 결혼시키려는 것이려니 여겼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니 이게 웬일인가, 두 사람은 얼마 전 이혼한 부부였다.
 
“이 사람이 미국 유학을 가는 저를 따라가서 몇년 동안 뒷바라지를 했어요. 덕분에 저는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대학교수가 됐어요."
 
남편이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는 동안 아내는 미국에 처음 갈 때와 똑같은 상태였다. 아무런 변화와 발전이 없는 자신의 상황을 견디지 못한 아내는 결국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잘 알고, 또 크게 미안했기 때문에 그녀의 새 출발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아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란 그가 그녀를 직접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시키고 수백만원대 회비를 결제한 것이다.
 
“그렇다고 제가 전처의 재혼상대를 찾아줄 수는 없잖습니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재혼은 생각도 못하고 혼자 지낼 것 같아서요."
 
그 후로 이 얘기를 사람들에게 몇 번 했는데, 다들 믿지 않았다. 사실 믿기지 않는 얘기인 건 맞다.
 
사랑했던 남녀가 서로 원수가 돼 헤어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폭로전, 협박, 보복 등 입에 올리기도 섬뜩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때 소중했던 관계가 그렇게 끝나야 할까. 왜 사람들은 좋아서 만나놓고 돌아선 후 서로의 등에 칼을 꽂을까. 그런 마음은 어디서 나올까. 많은 만남을 보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해 온 주제 중 하나다.
 
누구의 잘잘못이나 그런 상황의 옳고 그름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들 만이 느끼는 이런 감정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상처를 덜 받고 잘 헤어지는 것에 대한 얘기다.
 
깊이 사랑한만큼 이별은 어렵다. 연애를 100번, 200번 했다면 헤어지는 것에 도사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아야 10번 정도 연애를 한다. 그러니 연애가 한번 끝날 때마다 세상 다 산 것 같은 절망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그런 절망이 극단의 분노로 이어져 상대에게 비수를 꽂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그 비수는 결국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 두 사람 모두 큰 상처를 입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남녀관계는 비즈니스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계산적, 의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희생이나 양보가 아니라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연애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도리어 묻고 싶다.
 
쿨한 헤어짐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왔느냐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상대에 대해 방심하는 것도 위험한 징조다. ‘설마 나를 어떻게 할까?’하는 안일함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만나면서 헤어질 것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서로 사랑하면서 잘 만나왔던 시간이 헛되지 않으려면 선한 마음으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두 사람을 위한 최선이다. 출처=뉴시스
 
 
 

 

[입력 : 2020-07-25]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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