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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최고정보기관을 사실상 폐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두려울 뿐”

염돈재 前 국정원 차장, 뉴데일리 인터뷰 “안보 포기하자는 것...스파이에게 대문 열어주는 꼴”

글  백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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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돈재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국정원 개편과 관련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며 "완전히 국가를 파탄내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개편안은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사진=뉴데일리 캡처

염돈재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번 국정원 개편과 관련해 "사실상 안보전담기구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염 전 차장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부에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며 "완전히 국가를 파탄내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개편안은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앞서 박지원씨는 국정원장이 되자마자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 변경 ▲국내정보 수집기능 폐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국회 정보위원회와 감사원의 통제 강화 ▲국정원 감찰실 직책 대외개방 등을 개혁안이라고 내놨다.
 
염 차장은 국가정보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어느 나라든 자국 최고 정보기관의 명칭에는 '국가'(National) 또는 '중앙'(Central)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면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것이 이름에 드러나게 해야 조직의 성격이 분명해지고 외국 정보기관과 협조할 때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개편안은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을 바꾸겠다는 건데 그 이름에서 각 부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다"며 “이름만 봐도 최고 정보기관을 사실상 없애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국정원 개혁과 현 정권의 개혁안의 차이점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수사에서는 국정원이 손을 떼라고 했는데 찬양고무죄 수사는 대공수사의 출발점과 같은 것이라 그때부터 대공수사에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국정원의 역할을 본질적으로 흔들 만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이상하다. 개편안대로 된다면 국정원은 그냥 폐지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게다가 조직의 수장인 신임 원장이 앞장서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여러 정권을 거쳤지만 신임 원장이 부임 첫날부터 당청과 구체적 개혁내용을 논의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염 전 차장은 국내정보 수집 기능 폐지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되면 말 그대로 대한민국에는 안보를 담당하는 국내 정보기관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세계에서 제대로 된 나라 중 국내안보 전담 정보기관을 두지 않는 나라가 없다. 우리 안보는 북한의 군사위협 못지않게 남조선혁명전략으로 인해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 국가보안법마저 무력화돼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대놓고 찬양하는데도 손을 쓰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정보 전담기관을 두지 않겠다는 것은 안보를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국내정보와 안보정보의 통합이 세계적 추세이자 과제다. 미국도 CIA와 FBI 정보가 통합되지 않아 9·11테러를 당한 것으로 보고 두 업무 통합을 위해 국가정보국(DNI)을 신설했다. 북한 간첩은 90%가 제3국을 통해 침투해,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분리될 경우 간첩 색출이 불가능해진다. 더욱이 경찰은 법 집행기관이므로 외국에서 범죄정보 수집이나 수사활동을 할 수 없다. 주권침해로 큰 외교적 문제가 된다. 또 경찰이 외국에서 수집한 정보나 물증은 불법 수집이어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대공수사에는 인간정보·기술정보 수집 수단이 함께 활용돼야 하는데, 경찰은 그런 능력이 없고 북한의 대남전략과 주체사상에 능통한 수사요원도 적다. 남북교류 강화를 위해서는 북한 간첩이나 국가위해세력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정부는 국내보안 능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이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는 “간첩 수사는 간단한 징후정보로 수사에 착수하고 수사 과정에서 입수된 정보로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해 수사를 완성한다"면서 “대공수사가 경찰로 넘어가면 이런 협조가 이루어질 수 없다. 자기 업무 챙기기에도 바쁜 국정원 해외정보관이 경찰을 위해 헌신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60년간 축적한 정보·파일·심문기법을 활용할 수 없다. 정보기관의 생명인 보안 때문"이라고도 했다.
 
염 전 차장은 국회와 감사원의 국정원 통제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권력기관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의회에 정보위원회를 두고 강력한 통제를 하는 나라는 소수에 불과하다. 미국과 독일은 있지만 영국과 프랑스에는 없다. 정치인과 정보공유 자체가 보안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정보업무는 비정형적 업무,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가 많다. 규정과 성과를 중시하는 국회·감사원이 정보기관을 강하게 통제하면 정보기관은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 감찰실 직책 외부 개방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국정원 감찰실은 국정원의 속살을 가장 잘 아는 조직이다. 예방감찰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직책을 맡아, 외부인이 한시적으로 근무하고 떠난다고 생각해보자. 모든 정보가 다 새나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공작원·협조자는 물론 외국 정보기관도 우리와 협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과거 남재준 원장이 잠깐 시도한 적이 있는데 내부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염 전 차장은 이번 국정원 개편안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이번 개편안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했다.
 
“북한 간첩에게 고속도로를 깔아주고 친북·종북세력의 활동공간을 대폭 넓혀주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최고 정보기관을 사실상 폐지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몇 마디 말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두려울 뿐이다."
 
 
 
 
 

 

[입력 : 2020-08-07]   백승구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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