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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보컬의 전설 이어갈 믿기지 않는 목소리의 소유자, 나윤선

최신 10집 앨범 ‘Immersion’ 호평...재즈 본고장 미국 진출

글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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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을 만나는 모든 것은 다 재즈가 된다. 그녀는 현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가수이고,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아티스트 중 한 사람이다"(프랑스 르 피가로)
"신중하고도 작은 '보컬 거인' 나윤선은 언제나 자신 만의 것을 지켜나간다"(영국 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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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 사진=허브뮤직
재즈 보컬 나윤선이 재즈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한다. 그는 재즈 보컬의 전설을 이어갈 운명을 가진 '유일무이한 아티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나윤선을 두고 '이 세상의 것이라고 믿기지 않는 목소리'라고 묘사했다.
 
최근 10집 앨범 'Immersion(몰입)'을 낸 나윤선은 앨범 발매와 동시에 프랑스 재즈 음반 차트 1위에 올랐다.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 앨범으로 데뷔 25년 만에 재즈의 본고장 미국을 처음으로 도전한다. 앨범 전체 13곡 중 7곡을 그가 직접 작곡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일 음원사이트에 공개된 나윤선의 정규 10집 '이머전(Immersion)’은 발매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윤선의 노래는 주술적이다. 처음 듣든 여러 번 듣는 홀린다. 이번 앨범 역시 '몰입'이라는 제명처럼 흠뻑 빠져 심취하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한다.
 
꼼꼼하게 도면을 그리고 탄탄하게 뼈대를 세우는 건축처럼 작업한 앨범이어서 옹골차다. 그동안 나윤선은 찰나의 음악인 재즈처럼 스튜디오 녹음작업을 빠르게 했다. 보통 이틀가량 걸렸다.
 
이런 작업 방식은 순간의 감흥을 주는 장점이 있지만, 이번에는 품을 좀 더 들이기로 했다. 집을 넓혔다 좁혔다하는 것처럼 트랙의 공간을 만들고 비우면서 3주 간 프랑스에서 녹음했다. 덕분에 다양한 사운드의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일렉트로닉 요소가 강한 듯 하지만 사실은 어쿠스틱 사운드를 변형한 것이다.
 
레너드 코언의 '할렐루야'에서는 피아노 소리를 변형시켰다. 미셸 르그랑이 작곡하고 프랑스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노랫말을 붙인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 수록곡인 샹송 '상 투아' 속 빗소리는 손가락을 튕기면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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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은 지난 10년 동안 독일 음반사 ACT를 통해 발매한 음반 4장으로 유럽 재즈계를 장악했다. 이번 앨범은 워너뮤직그룹과 월드와이드 계약을 체결하고 내는 것으로, 지난 8일 유럽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을 들었다.

 

총 13트랙이 실린 이번 음반에는 '인 마이 하트'를 비롯해 나윤선의 자작곡이 6곡이나 실렸다. 니나 시몬 헌정음반을 통해 만난 '멜로디 가르도'의 프로듀서 클레망 듀콜이 자작곡에 매료, 프로듀서를 자처했다. '인 마이 하트'를 제외한 다섯곡은 지난해 2주 간 연주 여행을 하면서 쓴 15곡 중 고른 것이다.
 
나윤선은 지난 10년 동안 독일 음반사 ACT를 통해 발매한 음반 4장으로 유럽 재즈계를 장악했다. 이번 앨범은 워너뮤직그룹과 월드와이드 계약을 체결하고 내는 것으로, 지난 8일 유럽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을 들었다.
 
"나윤선을 만나는 모든 것은 다 재즈가 된다. 그녀는 현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가수이고,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아티스트 중 한 사람이다"(프랑스 르 피가로), "신중하고도 작은 '보컬 거인' 나윤선은 언제나 자신 만의 것을 지켜나간다"(영국 더 가디언) 등이다.
 
ACT와 계약이 끝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여러 음반사가 나윤선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워너뮤직그룹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 본사에서 발매하는 것이어서, 현지 재즈 시장에서 나윤선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에서 부풀고 있다.
 
유럽에서 쌓아온 명성 만으로 편한 길을 갈 수 있지만 나윤선은 안주하지 않는다.
 
"이번 음반을 작업하면서 정말 새롭게 배우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됐어요.“
 
성공보다 새로운 것을 좇는 나윤선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프로듀서를 비롯해 다양한 뮤지션들이 제게 영감을 준 앨범이죠. 새로운 작업을 한 것 만으로도 기쁨이 커요.“
 
커버곡 역시 '나윤선의 장르'로 만드는만큼, 이번에 재해석한 곡들 역시 새롭다. 조지 해리슨의 '이즌트 잇 어 피티(Isn't It a Pity)', 마빈 게이의 '머시 머시 미(Mercy Mercy Me)', 슈프림스와 필 콜린스 버전으로 유명한 '유 캔트 허리 러브(You Can’t Hurry Love)' 등이다.
 
스페인 작곡가 이사크 알베니스의 클래식 기타 연주곡 '아스투리아스'를 나윤선의 트레이드마크인 다양한 발성법과 현란한 리듬으로 재해석한 동명곡도 특기해야 하는 트랙이다.
 
 게이의 '머시 머시 미'에는 원래 '디 이칼러지(The Ecology)'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생태'라는 뜻이다. 게이가 1971년 발매한 앨범 '왓츠 고잉 온(What's Going On)'에 실린 곡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하는 노래다. 5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여전히, 아니 더 심각하게 환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나윤선은 "여전히 세상이 변한 것이 없어 후손들이 더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사가 더 잘 들리게 편곡하자는 생각을 했죠"라고 설명했다.
 
'상 투아'는 거장들에게 헌정하는 의미가 있는 곡이기도 하다. '셸부르의 우산'으로도 유명한 작곡가 르그랑은 지난 1월,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바르다 감독은 3월28일 세상을 떠났다. 나윤선은 직간접적으로 두 거장과 인연이 있다. 특히 바르다 감독에게는 이번 앨범을 선물하기 위해 집 주소를 알아뒀는데,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나윤선은 "속상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두 거장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나윤선의 노래가 소중한 선물이 됐다.
 
이처럼 나윤선은 환경,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앨범에 아로새기는 거장 뮤지션의 경지의 길로 점차 접어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주변의 이야기들을 노래하고 있다.
 
'더 원더'에 참여한 몰리 샨티 카르멘, '미스틱 리버'를 쓴 로시타 케스, '인빈서블'의 버드 폴라 등 가사 쓰는 것을 도와준 세 명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보편적인 인류애를 노래하는데 힘을 실었다.
 
"세 분은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분들인데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명상을 많이 하더라고요.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과 환경, 삶의 전반에 관심이 많죠. 알고는 있었지만 나이 들면서 더 사무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세 분 덕분에 더 와닿았어요."
 
불문과를 나와 카피라이터로 활약하다가 1994년 극단 학전의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나윤선은 파리에 유럽 최초의 재즈학교가 있다는 것과 샹송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프랑스로 가게 됐고 정상의 재즈 가수가 됐다.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프랑스와 독일에서 골든 디스크, 독일의 그래미상이라 할 수 있는 에코 뮤직어워드도 받았다. 매년 100회 이상 세계에서 공연한다. 올해도 이달 프랑스와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지를 돈다. 12월에는 롯데콘서트홀을 비롯, 한국 투어가 예정됐다.
 
나윤선은 최근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자신의 롤모델인 영국 재즈 보컬 노마 윈스턴(77)을 마침내 만났다. 여성 재즈보컬은 허스키해야 한다는 편견을 깬 소프라노 목소리를 갖고 있는 거장이다. 나윤선 역시 소프라노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미성의 가녀린 목소리로도 재즈 보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윈스턴은 보여줬다. 자신의 목소리를 받아들였고 그것을 재즈로 만들었다. 조용하지만 담담하고 자신감 있게 불렀다.
 
"윈스턴 선생님의 음악을 듣고 지금까지 할 수 있었어요.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죠. 공연을 통해 뵙기는 했지만 직접 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것도 같은 날 같은 무대에 서다니요. 전날부터 너무 떨렸는데 호텔 로비에서 만난 거예요.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나윤선은 지갑 깊숙한 곳에서 곱게 접혀 있는 쪽지를 꺼내 조심스럽게 폈다. 윈스턴의 e-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동양인이 없기도 하지만 제가 선생님의 팬이라고 하도 말하고 다녀서 이미 들은 거예요. 호호. '네가 날 좋아한다며?'라고 말씀하는데 눈물이 펑펑 났어요." 나윤선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다.
 
 유럽 데뷔 초기, 나윤선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무슨 재즈냐'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현재 나윤선은 유일무이한 재즈보컬이 됐다. 유럽 곳곳에서 저마다 자신이 나윤선을 발굴했다며 자랑하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재즈를 몰랐으니 이것저것 스펀지처럼 흡수했죠. 편견이 없었던 것이 제 소리를 만든 것 같아요. 재즈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깰 수 있었던 거죠."
 
나윤선은 자주 운다. 슬퍼도 울고, 기뻐도 운다. 공감과 연대 그리고 위로의 능력이 탁월하다. 나윤선의 노래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고 위안을 받는 이유다. 그녀의 노래에는 모든 것이 있다. "노래를 할수록 감사한 마음이 커져요."
 
만년 소녀처럼 보이게 하는 웃는 얼굴의 보조개가 더 깊게 패였다.
 
 
 
 

 

[입력 : 2019-04-11]   김성훈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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