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월 3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전기대비 1.0% 증가했다. 지난 2017년 3분기(1.5%)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대비 0.1%포인트 내려갔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였다.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후퇴한 것은 지난달 일부 경제활동별 실적치가 추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0.8%포인트 상향됐으나 정부소비와 총수출은 각 0.3% 포인트 하향 수정됐다.
2분기 성장은 대체로 정부가 주도했다. GDP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은 -0.2%포인트, 정부는 1.2%포인트였다. 사실상 수출과 투자 등 부진세가 이어진 탓에 민간에서는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막대한 재정을 푼 정부가 떠받친 셈이다. 정부의 최종소비지출 기여도는 0.4%포인트, 투자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 기여도는 0.8%포인트나 됐다. 민간소비 기여도는 0.3%포인트, 민간투자는 -0.4%포인트를 나타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출항목별로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 1.4%, 3.2%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건설투자는 3.5%, 설비투자는 7.0% 뒷걸음질했다. 수출은 2.0%, 수입은 2.9% 증가율을 나타냈다. 모두 1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0.2%포인트를 기록,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지속했다. 민간소비는 0.7% 늘었다. 정부의 재정 확대에 힘입어 정부소비는 2.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2.8%) 이후 최고치였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어업은 3.6% 감소했다. 제조업은 1.1%, 건설업은 1.6%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0.8%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정부가 재정을 앞당겨 푼 덕분에 한은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1.9%)에는 가까스로 부합했다. 그러나 하반기엔 재정 약발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기를 악화시킬 악재들이 자리잡고 있어 연간 성장률 전망치(2.2%) 달성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간 2.2%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3분기와 4분기 0.9~1.0%씩 성장해야 가능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 지수인 GDP디플레이터(명목GDP/실질GDP)는 전년동기대비 0.7%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분기(-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0.1%)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GDP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한 경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이기 때인 1998년 4분기부터 이듬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2% 증가해 1분기(-0.3%)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0.3%)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1.0%)과 비교하면 상당폭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