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6월 11일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해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변경이 허용되는 범위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세금을 장기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年賦延納) 특례도 확대된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를 열고 '가업상속 지원세제 실효성 제고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인 혁신 강소기업을 키워낼 수 있도록 당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상속공제 개편이 부(副)의 대물림을 키워준다는 우려도 해소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부담해 왔던 경제 민주화와 공정한 시장경제의 원칙은 견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제도 개편방안이 공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탈세나 회계 부정을 저지른 기업들을 공제 혜택에서 사전에 배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사후 적발시 이를 추징하는 제도도 신설해 기업의 책임경영의무를 강화하할 수 있도록 방지장치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 확대되고 경제활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의 기를 살리고 투자 확대를 위한 모멘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을 이어받는 자녀에 대해 상속세를 줄여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는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물려받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원을 공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상속인이 가업 상속세를 공제받은 경우 10년간 휴업과 폐업은 물론 업종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하거나 기업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해 가업상속공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홍 부총리는 "10년의 사후관리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변경의 허용범위도 크게 확대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업종변경 등 경영상 필요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자산의 처분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자산의 처분도 보다 넓게 허용하고 중견기업의 고용 유지 의무도 합리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세 또는 회계부정에 따라 처벌을 받은 기업인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배제함으로써 성실경영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며 "연부연납 특례의 적용대상을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요건도 대폭 완화함으로써 상속세 일시 납부를 위한 현금조달의 부담도 경감하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