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버스 시대가 열렸다. 6월 5일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수소전기버스 양산 1호차가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지자체, 현대자동차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7개 지방자치단체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키로 했다.
신형 수소전기버스는 이번에 양산된 1호차를 포함 창원시에 이달 말까지 5대가 공급된다. 창원시는 6월 6일부터 3대, 이달 말까지 모두 5대의 신형 수소전기버스를 정기노선에 순차 투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도심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수소전기버스는 기존 차량 대비 성능과 내구성이 향상된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됐다. 1회 충전으로 약 450㎞ 주행 가능하며, 최고 속도가 시속 92㎞에 이른다. 승차 가능 인원은 최대 45명이다. 또 최대 240kW(약 326마력)의 전기모터로 운행되며, 수소 1㎏당 13.5㎞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전기버스 1대가 1㎞를 달리면 4.863㎏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연간 8만6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41만8218㎏의 공기 정화가 가능하며, 이는 64㎏ 무게의 성인 약 76명이 1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이날 문 대통령을 비롯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환경단체 관계자, 창원 시민들은 신형 수소전기버스를 탑승해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창원중앙공원 앞 수소충전소까지 3.7㎞를 달렸다.
수소전기버스는 지난해 울산시, 서울시에 이어 올해 창원시까지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124번 버스 노선(울산 대왕암공원~율리 차고지, 왕복 56㎞)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해 1일 2회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지난해 11월 시내버스 405번 버스 정규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시범 투입했다. 이 노선은 염곡동에서 서울시청을 순환하는 왕복 43㎞ 구간으로, 수소전기버스는 일 평균 4~5회 가량 운행된다.
정부는 수소전기버스 대중화를 위해 전국 7곳의 도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버스 35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지역별 수소충전소 구축과 연계해 5일 창원(5대)에 이어 광주(6대), 울산(3대), 서울(7대), 부산(5대), 서산(5대), 아산(4대)에 수소전기버스 35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상용 수소충전소 구축에 맞춰 내년부터 매년 300대 이상의 수소전기버스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경찰 수송을 위한 경력버스와 수소전기트럭 개발도 진행하는 등 상용 수소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인 H2 에너지(H2E)와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수출한다.
정부는 수소전기버스 생산과 함께 올해 전국적으로 86곳, 2022년까지 310곳, 2040년까지 1200곳에 수소충전소도 구축한다. 지난 5월 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여주휴게소에 충전소를 준공했으며, 오는 8월에는 국회에 수소충전소를 세운다. 현대차는 수소충전소 구축 전문기업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수소충전소 설치·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창원을 직접 방문한 것은 수소차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운행을 시작한 수소버스를 타고, 국내 최초의 도심 수소충전소를 찾아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비전을 확인한 것이다. 창원에서의 모든 이동은 수소차로만 할 정도로 수소차 홍보에도 적극적이었다.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도 수소경제 활성화 차원의 의미가 간접적으로 내포 돼 있다. 주행 중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수소차의 구조적 특징과 대기오염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세계 환경의 날 주제를 접목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에서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 원인은 대부분 경유자동차를 비롯한 수송분야"라면서 "운행 중인 경유차를 조기에 감축하고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정책이 빠르게 시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2030년까지는 경유차 사용을 제로화할 것이다. 국민들께서도 친환경차를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며 "2021년까지 노후 경유차 100만대를 조기 폐차하고 빠르게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차의 보급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2년 전과 비교해 6배 증가한 6만7000여대의 친환경차가 운행 중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7000대 운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주행 중에 공기를 정화하는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친환경차로서의 가치가 주목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수소버스를 타고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패키지형 도심 수소충전소를 직접 찾았다.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는 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으로 창원 중앙체육공원에 설치됐고, 국회에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수소차 홍보대사를 자청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소차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석하며 수소차 보급 확대 의지를 적극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래자동차 산업 간담회 때는 수소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시승했다. 지난해 10월 파리 순방 때는 수소전기 택시를 타고, 도심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도 확인했다. 올해 1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수소경제를 천명하기도 했다. 수소전기차 부스를 찾아 공기정화 기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환경의 날 기념식 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함께해주신 창원시민과 경남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지구촌 모든 사람이 함께 지구를 걱정하고 생명의 귀중함을 생각하는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2006년 '환경수도 창원'을 선언한 이래 창원시는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 등 친환경정책을 꾸준히 실천해왔습니다. 2016년에는 폐기물처리 최우수도시, 숲 가꾸기 우수도시가 되었고, 2017년에는 한국에너지효율대상, 생태하천 복원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창원시를 명실상부한 '환경수도'로 만들어낸 창원시민들과 함께 환경의 날 기념식을 갖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뜻 깊습니다.
이제 창원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에서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미래형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창원시민과 경남도민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깨끗한 환경을 향한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 95% 재활용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전기 아껴 쓰기'와 '물 절약하기', '쓰레기 분리수거'와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작아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실천입니다. 일상 속의 작은 행동들이 지구를 오염시켜 왔듯이, 일상 속의 작은 실천들이 지구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제 국민들의 노력과 기대수준에 맞게 환경정책을 실현하는 일이 정부의 책임으로 주어졌습니다. 국민의 시민의식과 환경의식에 걸맞은 수준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는 깨끗한 공기입니다.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 일상을 위협합니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마음껏 외출을 못하고 각종 질환을 걱정합니다. 실외에서 장시간 활동해야 하는 산업, 제작공정에 먼지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산업 등은 노동자의 건강과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걱정해야 합니다.
깨끗한 공기는 국민의 권리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간 그 어느 부문보다 미세먼지 해결에 많이 투자하고, 노력해왔습니다.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미세먼지 문제를 사회재난에 포함하여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가 매일매일 미세먼지를 점검하고 예보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미세먼지 배출 시설과 공사장 등 개선 조치, 자동차 운행 제한 등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여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후 대응에서 미리 예방하고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정부정책 패러다임을 바꿔,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2016년 대비 30% 이상 줄여낼 것입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중요원인입니다. 우리 정부는 탈석탄을 목표로, 앞의 두 정부가 2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허가한 데 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했고, 과거 정부의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LNG 발전소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4기를 폐쇄했고, 남은 6기도 2021년까지 폐쇄할 계획입니다. 특히 봄철에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2017년 봄부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정지를 시작했고 올봄에는 모두 60기 가운데 52기의 가동정지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정책 시행 이전인 2016년에 비해 25% 이상 줄었습니다.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 원인은 대부분 경유자동차를 비롯한 수송 분야입니다. 운행 중인 경유차를 조기에 감축하고,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정책이 빠르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이미 2017년부터 경유 승용차를 빠르게 퇴출하여 늦어도 2030년까지는 경유차 사용을 제로화 할 것입니다.
국민들께서도 친환경차를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입니다. 2021년까지 노후 경유차 100만대를 조기 폐차하고 빠르게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노후 중대형 화물차의 신차 교체와 소형 승합차, 화물차의 LPG 차량 전환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차는 우리 정부 들어 2016년에 비해 6배 넘게 증가하여지금 6만7000여 대가 운행 중입니다. 충전인프라 등을 확충하여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 대, 수소차 6만 7000대가 운행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수소버스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1대가 1㎞를 주행할 때 4.86㎏, 연간 42만㎏의 공기정화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성인 76명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공기입니다.
정부는 수소버스의 보급을 2022년까지 시내버스 2000대로 늘리고, 경찰버스 802대를 순차적으로 수소버스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올해 이곳 창원을 비롯한 7개 도시에서 수소버스 보급 시범사업이 시행됩니다. 특히, 오늘 운행을 시작하는 창원의 수소버스는 전국에서 최초로 실제 운행노선에 투입됩니다.
같이 문을 여는 수소충전소는 국내 최초의 도심 수소충전소이자 전체 부품 중 60%를 국산부품으로 사용한 한국형 패키지 수소충전소입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의 수소충전소를 310개로 늘려나갈 것입니다.
창원은 친환경 수소산업 특별시 건설을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오늘 시작되는 수소버스와 수소충전소는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창원시민과 창원시가 맺은 첫 결실입니다.
창원시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도전입니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친환경차가 참 좋다, 공기도 더 좋아졌다는 소식이 창원에서 하루빨리 들려오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탈석탄과 친환경차 정책 외에도 정부는 가정용 보일러, 소규모 사업장, 선박 등 그동안 관리가 소홀했던 배출원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여 관리를 강화하고, 사물인터넷, 드론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미세먼지 불법 배출을 과학적으로 측정, 감시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총리실 산하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 미세먼지 특별법 등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고, 이웃 나라들과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미세먼지 정책을 속도있게 추진하기 위한 미세먼지 예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경부를 비롯한 각 부처 61개 사업 총 1조 4517억원 규모입니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가스냉방기 버너 보급, 도로 청소차 도입 등 핵심 배출원 저감을 위해 7800여억원, 전기차 보급 확대, 신재생에너지 금융, 저상버스 도입, 친환경 공공선박 건조 등 미세먼지 근본적 저감을 위한 환경 신산업 육성에 36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예산도 중요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2200여억원의 예산을 외부에서 일하는 시간이 긴 노동자들과 저소득층, 어린이와 어르신을 위한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설치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회의 협력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창원시민과 경남도민 여러분,
환경을 살리는 노력은 도전과제이자 동시에 기회입니다. 세계 환경시장은 연평균 3.6%씩 성장하고 있고, 내년에는 총 1조 3300억 불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ICT, 로봇, 드론 등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환경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환경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세먼지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특히, 수소산업에서 우리는 이미 세계 최초로 수소차량을 상용화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친환경 수소 산업 특별시 건설'을 목표로 세운 창원시에도 기회가 될 것입니다.
며칠 전 태국 방콕에서 미세먼지 분야의 낭보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주도한 '대기오염 대응을 위한 아태지역 협력 강화' 결의안이 제75차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에서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채택되었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비롯한 환경문제는 한 가지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단기간에 속 시원히 해결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과 함께 노력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해결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실천이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오늘의 한걸음이 우리 아이들의 푸른 하늘, 깨끗한 공기가 되도록 모두 함께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