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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北리스크·고령화·저성장에도 韓신용등급 현상 유지...내년 성장률은 하향 전망

내년 성장률 2.3%...GDP대비 부채비율 2023년까지 40%로 증가, 연내 금리 추가인하 예상

글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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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8월 9일 오전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각) 페어몽호텔에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제임스 맥코맥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했지만 美中(미중)무역전쟁과 한일 경제갈등 등을 반영해 내년 성장률은 2.6%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8월 9일 오전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망 역시 '안정적(stable)'을 유지했다. 한국이 해당 등급과 전망을 유지한 건 2012년 9월부터다. 우리나라와 같은 등급인 국가는 대만, 벨기에, 카타르 등이다.
 
다만 반도체 부진이 심화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해 올해 성장률은 2.0%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미·중 무역 분쟁 심화와 일본과의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 성장률 전망을 2.3%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6월 피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성장률은 2.6%로 예상한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피치는 최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제외 조치가 공급망을 교란하고 한국 기업의 대(對)일본 소재 수입 능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과의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수출 심사 절차의 복잡성과 한국 기업의 대체 공급업체 확보 능력, 무역 갈등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고 짚었다.
 
피치는 이 같은 우려에도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반도체 경기 안정이 경기 둔화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결정된 것도 단기적으로 기업 심리와 노동시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등급이 재차 유지된 데에는 한국이 이와 함께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 과제 등에 직면해 있음에도 대외·재정 건전성이 양호하고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피치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성장 모멘텀이 상당히 둔화됐음에도 한국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다고 봤다.
 
우선 대외건전성이 견조하다는 평가다. 대외채권이 건전하고 경상흑자가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 정책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지난해 1.7%에서 올해 0.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GDP 대비 37.1% 수준으로 전망한 일반 정부 부채 수준이 AA등급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장 재정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23년까지 40%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압력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과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올해 말까지 한국은행이 금리를 25bp(1bp=0.01%)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GDP 대비 94.5%로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경제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고 중기 소비 전망을 약화했지만, 최근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는 진단이다. 피치는 거시 건전성 정책이 통화정책 완화로 인한 취약성의 발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용등급의 주요 조정 요인 중 하나인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등급 상향을 제약하고 있다. 피치는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진전이 정체됐고 실무 협상 재개를 위한 명확한 일정도 부재한 가운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협상 진전을 더욱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서도 남북 간 문화 교류가 있었지만, 국제연합(UN) 제재 하에서 깊은 경제 통합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 거버넌스 지수는 75%로 같은 등급 국가들의 중간값(85%)보다 다소 낮지만 정부의 투명성 제고, 정경 유착 해소 노력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피치는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거버넌스 개선 ▲가계 재무제표 악화 없이 높은 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증거 등을 한국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의 현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 부문 부채 증가 ▲중기 성장률이 기대 이하 수준으로 구조적으로 하락하는 것 등은 하향 요인이다.
 
3대 신평사 중 피치가 평가한 등급이 가장 낮다. 무디스(Moody's)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에 이보다 한 단계 높은 AA(무디스는 Aa2)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입력 : 2019-08-09]   김명규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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