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잠깐 올렸다 삭제한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권 변호사는 민변과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해왔다. 현 정권의 검찰 개혁에 대해 비판적인 글도 페이스북에 꾸준히 써왔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 글 말미에 “곧 삭제할 겁니다. 누구도 어디도 퍼가지 마십시오. 소송 겁니다"라고 썼다고 한다. 권 변호사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사화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권 변호사의 해당 글이 헌정 사상 두 번째이자 15년 만에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할 만큼 중대 사안으로 번진 ‘검·언 유착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중요 증언이라고 판단, 공익적 차원에서 이를 보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권 변호사의 이 글은 현 정부 고위직이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음을 처음으로 증언한 내용"이라며 “권 변호사와 가까운 한 관계자도 ‘MBC 보도 초기 권 변호사에게 이 글과 관련된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글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권 변호사 글에 따르면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현 정부의 고위직이 MBC의 관련 보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특히 그 인물은 MBC의 해당 보도가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 사건이 여권과 친정부 매체들이 주장하듯 ‘검·언 유착 사건’이 아니라 정부 고위직까지 개입된 윤석열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기 위한 ‘권·언(權言) 유착 사건’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언이다"고 평가했다.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인물에 대해 조선일보는 “매주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업무의 정부 고위직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8월 6일 입장 자료에서 "채널A 기자-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리포트(3월31일 오후 8시경)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권 변호사와의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가고 1시간 이상이 지난 9시9분"이라면서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월31일 MBC 보도 이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기초로 하여 MBC의 보도 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