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임명된 장관 및 장관급 위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6명의 장관·위원장들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신임 장관·위원장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대(對)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대로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비난하며 "앞으로 있을 모든 국민의 분노, 협치 무산의 책임, 폭정을 행한 역사의 평가는 모두 문재인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사망했다. 편법, 비리 세트 조국 후보자의 임명으로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는 실종됐다"며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검찰을 압박한 것으로도 모자라 국민을 지배하려하는 시도이다. 국민기만, 국민 조롱이다"라고 통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오늘 장관 임면권을 마음대로 남용, 오용, 악용한 것은 역사가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은 이를 뒷짐 지고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제 1야당으로서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잘못된 결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철회시키기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치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끝까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업으로 따지면 심각한 '오너 리스크'다. 대한민국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오만과 독선이 전체 기업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똑똑히 목격해왔다"며 "국정 최고 책임자의 독단과 독선이 나라 전체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 리스크'를 고통스레 경험해야 할 차례"라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여야간 협치는 물 건너 갔다"며 "정의를 뒤엎고서 국민의 뜻을 저버리면서까지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좌절감과 상처를 준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정부와 집권여당에게 부역을 당할 이유도, 봉사해줄 의무도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 파견돼 법무부에 근무하는 간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이 '내란음모'까지 운운하는 마당에 누구에게 충성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살벌한 선택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앞으로 '사법개혁', '사법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조 후보자가 그런 단어를 입에 올리는 한 바른미래당은 그를 법무장관이라 불러줄 어떤 이유도 없다. 심적으로 인정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기도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에 바른미래당은 조국 후보자와 관련된 제반 문제점들을 정리, 국정조사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미 말씀드린대로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야당의 비판과 국민의 우려를 딛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사법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의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지난 7일 입장 발표를 통해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며 조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 명단,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와대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환영하며 "새로운 법무부 장관을 통해 사법개혁이 흔들림 없이 완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조국 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장관과 그의 가족들이 깊이 성찰해 공직에 몸 담고 있는 기강 뿐 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사회에 헌신하고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조 장관과 함께 법무·검찰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 기관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사법 개혁을 철저하게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