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이 6월 7일 '2019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북한 정권이 한국행 탈북을 시도한 주민들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하고 있고, 한국행 탈북을 시도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김정은 체제 출범을 전후로 국경통제와 탈북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탈북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북한 주민들이 처벌을 면하기 위해 거액의 뇌물을 지불했다는 증언이 다수 수집됐다"며 "이는 탈북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행 기도에 따른 정치범수용소 수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탈북을 알선하거나 한국에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사례가 있다는 증언이 수집됐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의 한국행을 알선한 탈북 브로커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고 한국행 탈북과 관련된 행위를 한 주민의 경우 정치범으로 간주된다는 것이 통일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통일연구원은 현재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즉 관리소가 개천, 요덕, 명간, 청진 등 모두 5군데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통일연구원은 최근 한국산 녹화물 시청과 유포, 마약 거래 행위에 대한 사형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국 녹화물을 유포한 북한 남성 1명이 지난 2017년 총살됐다는 증언과 북한 남성 3명이 같은 혐의로 지난 2014년 총살됐다는 증언이 이번 조사를 통해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김정은 체제 이후 녹화물과 손전화 단속,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지난 2015년 형법을 개정해 '국제통신죄'를 신설, 국경지역에서의 손전화 사용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공개처형 사례도 지속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사형집행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지만 참석을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증언, 학교와 직장을 통해 동원돼 공개처형장에 간다는 증언, 대학교에서 '불량분자'로 간주되는 학생들을 모아 사형집행을 보게 한다는 증언 등이 이번 백서에 담겼다.
다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보다 북한 내에서의 공개처형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공개처형 현장에 북한 주민들이 동원되는 사례도 줄어들고 있다는 게 통일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통일연구원은 "비공개 사형집행이나 비밀 즉결처형이 늘어났기 때문에 공개처형이 줄어들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북한 내에서 마약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른바 '빙두'를 비롯한 마약류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겁니다.
백서에는 전 세계에 난민 자격으로 체류하는 탈북자의 수가 2017년 말 기준으로 1175명이라는 유엔 난민기구의 자료도 담겨있다. 이는 2016년 1422명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1996년부터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백서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135명을 심층 면접한 내용과 북한의 일부 공식 문건, 북한이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 등을 토대로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