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0년 되는 해이다. 전쟁 이후 가족이 흩어지고 전쟁 고아가 생겼으며, 앞날 창창한 청년들이 미래를 잃었다. 가슴 아픈 사실이다. 그 허망함은 70년 세월에 무뎌졌다. 6.25를 겪지 않은 세대가 사회의 주류가 되었다. 희미해진 전쟁의 기억, 그러나 6.25가 남긴 상처는 여전히 깊다.
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함께 종전 의지를 다졌지만, 지난 16일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선언문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준 극사실적 행위였다.
북한 김여정은 한국에 연일 노골적인 경고를 보내는 중이다. 국회는 대북 전단(삐라)을 단속하고 탈북민 단체를 규제하려 한다. 70년이나 지났음에도, 남북 사이의 긴장은 팽팽하다.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함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 46명의 젊은 용사들이 전사했고 구조 과정에서 1명이 순직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이들 모두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평범한 일상은 절대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1950년 6월 25일, 전장에서 맞서 싸운 군인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유는 없다.
6.25가 한반도에 남긴 피해는 1950년 이후 70년 동안 복구되었다. 다시 웃음과 사랑과 일상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6.25 전쟁은 아직 휴전 상태이다. 남북 관계를 결말지을 과제는 우리에게 넘어왔다.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앞서 말한 노래 ‘당연한 것들’의 마지막 가사다.
인간이 망각의 존재인 만큼, 매 순간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6월 25일만큼은 6.25 호국 영령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전쟁기념관에 가거나 7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전시회 등을 방문해 보자. 우리의 기억은 6.25 참전용사의 명예가 될 것이다.
감사를 찾기 힘든 일상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살아감에 감사하는 6월 25일이 되기를 바라본다.
1995년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