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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의 검찰 人事...‘길들이’ 넘어 ‘대학살’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 전면 배제...검찰 ‘후폭풍’ 불듯

글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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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1월 8일 검사장급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대검찰청 주요 간부들이 한직으로 내몰렸다. 지난 1월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등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 왼쪽 첫번째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사진 왼쪽 네 번째부터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공공수사부장. 사진=뉴시스DB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한밤중에 검사장 인사(人事)를 단행했다. 결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는 것이었다.
 
법무부는 1월 8일 오후 7시30분경 검사장급 이상 검사 인사를 단행했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대검찰청 주요 간부들이 한직으로 내몰렸다.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 밖에 다른 대검 간부들도 대거 지방으로 전보 대상에 포함됐다.
 
전날 인사가 이뤄지기 직전까지 법무부와 검찰은 '진실 공방'을 벌여가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법무부가 먼저 검찰에 인사안을 만들어 보내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백지' 상태에서 의견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법무부는 검찰에 그러한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보안이 필요한데다가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법무부 간부가 인사안을 갖고 대검에 전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었다.
 
이번 검찰 인사는 긴박하게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 등 검찰 측의 인사 관련 의견 수렴 과정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의견 개진 과정 없이 이뤄진 인사 단행은 법적 정당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내부 반발이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인사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1월 9일자 사설에서 ‘靑수사 막겠다고 검사들 모조리 좌천, 지금 독재시대인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대학살’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신문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유재수 비리 비호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들이 단 한 명 예외 없이 좌천됐다"며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 검사장이 임명됐다.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유야무야시키면서 앞으로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검찰 간부들은 불과 6개월 전 그 자리에 임명됐다. 인사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들이 대통령의 불법 의혹과 대통령 측근 비리를 수사하자 인사권을 휘둘러 보복을 가하고 강제로 수사에서 손 떼게 만든 것"이라며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민주화 운동' 정권에서 벌어졌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검찰 인사는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돼 있다.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검찰 간부 인사에서는 검찰총장 의견이 배제됐다.
 
신문은 “검찰총장이 요구를 따르지 않자 마치 군사작전이라도 하듯 밤중에 일방적으로 인사를 발표해 버렸다"며 “검찰청법을 정면으로 거스른 인사 폭거다. 위헌이 명백한 공수처법을 힘으로 밀어붙이더니 이제 법 위반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채용 비리를 저지르다 적발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인사를 주도한 추미해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은 검찰 수사 대상"이라며 “혐의를 덮기 위해 법과 절차를 짓밟고 수사 검사들을 자리에서 쫓아내는 일을 벌였다. 이제 검찰총장까지 쫓아내려 할 것"이라고 했다. 신문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번 인사를 ‘파격인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수사’는 보장돼야 한다는 양비론적 입장을 보였다.
 
해당 신문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수통들이 대거 교체되는 등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 인사가 이뤄졌다"면서 “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에 원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윤 총장이 강력 반발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앞세운 청와대·법무부와 ‘수사권 독립’을 강조하는 검찰 사이에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신문은 “윤 총장과 대형 수사를 함께 해온 특수통 검사들이 지난해 인사에서 요직을 독점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적잖았던 게 사실"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물론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검찰은 이번 인사에 구애받지 말고 성역 없는 수사를 계속하고 청와대·법무부도 정당한 검찰권 행사는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력 : 2020-01-09]   김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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