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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인기조작사건...방송사·기획사 유착의 ‘끝’

PD, 수십 차례 술 향응...韓流 악영향

글  백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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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등의 투표조작 혐의를 받는 PD 안모씨가 시즌2가 끝난 뒤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6개월 동안 강남지역 유흥주점에서 기획사 측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접대부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9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사기·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된 안씨는 지난해 1월부터 기획사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안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6월~8월까지 방송된 '프로듀스48(시즌3)'과 올해 5월~7월 끝난 '프로듀스X101(시즌4)'의 순위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씨는 2016년 1월~4월에 끝난 프로듀스101 시즌1과 2017년 4월~6월까지 방송된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조작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가 술접대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된 지난해 1월은 시즌2가 끝나고 난 뒤 6개월, 시즌3 시작 5개월 전인 시기다. 경찰은 안씨가 이때부터 접대를 받기 시작해 시즌3이 시작되고 시즌4까지 끝난 올해 7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1억여원의 술접대를 받았다고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안씨는 문제가 된 시즌3과 4에서 출연자들이 선발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자신은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내내 술접대를 받고 다니며 투표를 조작한 셈이다. 또 시즌3 시작 수개월 전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투표 조작을 사전에 모의·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다.   
 
접대는 주로 안씨가 받았으며 이 자리에는 접대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씨가 소위 '2차' 등 성접대까지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함께 구속된 CP(총괄 프로듀서) 김모씨는 함께 접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순위 조작 대부분이 안씨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김씨도 순위 조작 사실 자체는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시즌4 참가자들에 대한 조사를 계획 중 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경찰은 일부 팬들의 의혹 제기로 엠넷 보이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당시 팬들은 프로듀스X101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하면 133만4010.68이다. 이를 반올림하면 그의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하는 것이다.
  
경찰은 안씨와 김씨 등이 투표 결과를 조작한 후 실제로 다르게 발표해 CJ ENM의 업무를 방해하고 시청자들로부터 유료문자의 투표 수익금을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연예기획사와 제작사들이 안씨에게 향응을 제공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안씨와 김씨는 지난 5일 구속됐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번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기조작 사건은 케이블TV 측과 기획사의 구조적 밀착관계로 인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기획사처럼 힘은 갖고 있지 못하지만 나름의 생존 법칙을 터특한 중대형 기획사에게 엠넷은 자신들을 알리는 주요 플랫폼이다. 엠넷 입장에서는 이미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신인을 톱으로 키울 수 있는 대형 기획사와 달리 중대형 기획사를 다루기 쉽다. 자신들이 신인을 키운다는 자부심과 이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을 것이다.
 
실제로 '프로듀스'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주목을 받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엠넷과 특정 기획사가 유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연습생들이 대거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주목 받는 연습생은 화면에 많이 노출되는 연습생일 수밖에 없다. 특정 시즌에서는 일부 연습생에게 '성장 서가'가 부여되는 듯한 편집 등이 자주 보였다.
 
일부에서는 여러 기획사를 레이블을 둔 가요계 큰손인 CJ ENM의 수직계열화 구조도 문제 삼을 분위기다. 음악 프로그램 기획, 가수와 음반 제작, 가수 매니지먼트, 콘서트 제작을 한 번에 아우르는 셈이니 이들의 힘이 세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결성된 그룹 '워너원'과 '프듀X'를 통해 결성된 '엑스원'은 스윙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스48'를 통해 결성된 한일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은 오프더레코드 소속이다. 둘 다 CJ ENM의 음악 부문 레이블이다. CJ ENM은 이밖에도 최근 굵직한 중대형 기획사 여럿을 자신의 레이블로 영입했다. 다만 엑스원 열두 멤버들은 아직 CJ ENM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한류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특히 아이즈원 때문에 생기는 우려다. 아이즈원을 결성시킨 '프로듀스48'은 한국과 일본 합작으로 앞선 시즌과 차별화했다. 일본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한 'AKB48'과 '프로듀스101' 시스템을 결합한 프로젝트다. 사쿠라, 나코, 히토미 등 일본인 멤버 3명이 포함돼 있다. 오는 11월 11일 발매 예정이었다가 최근 사태로 연기한 정규 1집 '블룸아이즈'가 예약만으로 한일 양국 음반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에서도 관심이 큰데 조작 의혹 건으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즈원은 한일 정치적 냉각기를 녹여주는 팀으로도 지목됐다. 아이즈원은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이번 조작시비가 결국 가요계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불공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적극적 '소비자 운동'의 하나라는 것이다. 특히 '프듀' 시리즈 시청자들이 주축이 된 '프로듀스 X 진상규명위원회'가 이번 조작 시비를 증폭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프로듀스 48 진상규명위원회'도 조만간 제작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언론과 함께 이들이 권력의 감시자로 승격되면서 향후 프로그램의 공정성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상당수 팬들은 조작 의혹의 핵심인 '프듀X' 생방송 유료 투표 건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위해 100원을 지불하고 유료 문자 투표에 참여했다. 엠넷은 문자 투표 수익을 기부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투표 조작이 최종 확인될 경우 사기죄, 업무상 배임죄 등이 적용 가능한 상황이다.
 
향후에도 '프듀' 시리즈와 이 시리즈를 통해 결성된 그룹들에 대한 보이콧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데뷔는 채용 비리와 같은 맥락이라며 이들의 지상파 방송 출연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입력 : 2019-11-09]   백두원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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