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시인 루이스 글뤼크(77)가 선정됐다.
10월 8일 오후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 소식을 발표하며 "절제력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인 것으로 승화시키는 시적 목소리를 낸다"며 "데뷔 후 곧 미국 현대문학에서 탁월한 시인 중 한 명으로 상찬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뤼크의 시집 12권은 "명석함에 대한 갈구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였다.
한림원은 특히 2006년 출판 시집 '아베르노'를 거명하며 "걸작으로 죽음과 지하의 그리스 신 하데스에 붙잡혀 지옥으로 내려가는 페르세포네의 신화를 환상적으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위원회 안데르스 올손 의장은 글뤼크의 시에는 "고전의 영향이 돋보이고 가족생활에 대한 고찰이 엿보인다"며 "엄격하게 절제하면서도 동시에 장난기 있는 지성 그리고 구성에 대한 세련된 감각이 빼어나다"고 평가했다.
글뤼크는 상금으로 110만 달러(12억6000만원)을 받는다.
루이스 글뤼크는 미국 뉴욕 출신으로 25세 때인 1968년 시집 '맏이'로 데뷔했다. 현재 예일대 영문학 교수이다. 노벨상 수상에 앞서 미국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전미비평가상을 받았고 미국 인문예술원 메달과 미국인문학 메달을 수상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 '독특한 목소리의 발견', '명확하고 순수하고 선명하다', '우리 시대의 중요한 시인들 중 한 명' 등의 평을 받고 있다.
시집은 '아베르노', '아킬레스의 승리', '아라라트 산', '내려가기' 등이 있다.
'아라라트 산'은 아버지를 잃은 1985년 이후 집필한 작품들로 구성된 시집이다. 아라라트 산은 창세기에 노아 홍수가 그치고 물이 감한 뒤 방주가 머물렀던 산으로 알려진 곳이다. 1990년 출간된 이 시집은 비평가 드와이트 가너로부터 "지난 25년 동안 출판된 미국 시 중 가장 잔인하고 슬픔이 가득하다"는 평을 받았다.
2004년에는 9·11 테러를 생각하며 '10월'이라는 제목의 시를 내놓았다.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고대 그리스 신화를 통해 트라우마와 고통의 측면을 살폈다.
시집 외에 '증명과 이론' 등 에세이집이 유명하며 시작 교수로도 명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