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집권 시기 논문에서는 기술, 농촌, 농업, 공업, 노동 등의 주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주제가 높은 확률로 추출됐다. 당시 북한의 경제 정책은 농업 기반을 다지면서 기술 기반의 공업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는 해석이다.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은 김정일 집권 때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경제정책은 사회주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식민지 침탈, 생산력 증대 증의 주제가 자주 다뤄졌고, 현대적인 경영학, 경제학적 관리 방법론 등도 도입됐다.
반면 김정은 시기에는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논문의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해외은행 제도와 화폐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등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가 다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 지식, 기술, 강국, 정보, 과학 등의 주제어 빈도도 높아졌다. 또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 무역시장 개방 등 개혁개방과 관련된 주제가 빈번히 등장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자본주의 개방 경제에 대한 이론적·실증적 연구와 학습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경제 사업에서 국가의 전략관리라는 원칙을 고수하지만 내부 경제발전 동력의 한계, 경제제재, 대중국 의존도 심화 등에 대한 대안으로 개혁개방과 국제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경제 제재 국면 속에서도 지난 2016년 선언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대로 '지식경제' '새 세기 산업혁명', '기업관리 효율화', '국제무역시장 진출' 등 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북한 경제가 통치자 1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경제연구' 논문을 통해 통치자별 정책적 관심사 변화 추이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고질적인 자료 부족으로 연구에 장애를 겪는 북한한 연구 분야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