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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사건 2년...살인범은 없고 北 암살조의 '한국 예능프로그램 연구' 실적만 남았다!

北 범인 4명 '체포불가능'...김정남 살해여성 "석방되면 노래·연기하고 싶어"

글  백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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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신경제 VX공격에 사망했다. 그를 공격한 사람은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3월 11일 시티 아이샤에 대한 공소를 전격 취소했다. 기소 취소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어 1일 말레이시아 검찰은 유일한 살해 용의자인 도안 티 흐엉을 살해죄 대신 상해죄로 공소장을 변경했고, 재판부는 그에게 3년 4개월형을 선고했다. 도안 티 흐엉이 2년 1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했기 때문에, 형량의 나머지 기간도 감형돼 오는 5월 초쯤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될 것으로 변호인단은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생한 직후 체포했던 북한 국적자 리정철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17년 3월 18일 석방했다. 그는 북한으로 귀국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암살사건 직후 북한으로 출국했던 리지현 등 4명을 주모자로 지목했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체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북한으로 도망간 4명의 북한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정부는 인터폴과 인터폴 총재를 맡고 있는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공안부 부부장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인터폴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의미가 없는 제스처일 뿐이다. 게다가 멍훙웨이 당시 총재는 중국 정부에 의해 사실상 납치된 후 최근 뇌물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는 '쌍개처벌'을 받은 상태이다. 
  
김정남은 암살당했고, 그를 죽인 사람은 법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됐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시티 아이샤 기소취소 때와 마찬가지로 4월 1일 재판에서 도안 티 흐엉의 공소사유를 '살해혐의'에서 '상해혐의'로 바꾼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무하맛 이스칸다르 아흐맛 검사는 이날 법정에서 "검찰총장이 흐엉에 대한 공소사유를 낮추라고 지시했다"고만 밝혔다. 결국  몰래 카메라 TV프로그램을 찍는 줄로만 알았을 뿐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피고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이같은 검찰 측의 태도는 지난해 8월 고등법원 판사가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 및 4명의 북한인이 김정남을 살해하기 위한 '잘 조직된 음모'에 가담했다며, 두 여성 피고에게 추후 재판에서 변론하도록 명령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AP통신은 말레이시아 관리들이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북한을 공식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으며, 재판이 정치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암살사건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용의자 두 명을 석방해 사안을 덮고 북한은 물론 두 여성 용의자들의 조국인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과의 외교관계 회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날 두건을 쓰고 흰 스웨터를 입은 채 재판장에 들어선 흐엉이 재판이 시작되자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최종형이 선고되자 그는 통역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무장관과 검찰, 변호인단, 베트남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나와 후송되는 과정에서 흐엉은 "정말 좋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며 흥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흐엉은 "매우 기쁘다"며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연기와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흐엉은 앞서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달 31일 흐엉의 진술서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여배우"라고 소개하며 김정남에 대해서는 "고용된 배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사건 당일에는 유튜브에 올릴 몰카를 찍는다고 이야기를 들었으며, 이를 위해 머리와 화장을 하고 나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흐엉의 변호인단은 "흐엉은 범죄자가 아니다. 폭력적인 성향도 없다. 그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의 참전용사이며 현재는 노점의 주인이다. 흐엉은 다섯 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며 흐엉의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흐엉은 순진하고 잘 속는 사람일 뿐이다"며 "이러한 약점이 '재밌는 영상을 찍기 위해 장난을 쳐야 한다'는 위장 살해 범죄에 악용됐다"고 흐엉을 변호했다.
 
사건을 담당한 아즈미 아리핀 말레이시아 고등법원 판사는 흐엉의 판결문을 읽으며 "오늘 (흐엉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19-04-01]   백두원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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