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이다. 설 민심은 현 정부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지역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경기가 얼어붙었다’ ‘먹고 살기 어렵다’ ‘경제가 문제다’라는 얘기가 적지 않게 나온다.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모두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경제는 어려운데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베네수엘라 사례를 들어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베네수엘라의 실패를 따라갈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언급하며 “대중영합주의와 모든 잘못의 원인을 '적폐세력' 탓으로 모는 선동까지 우리 정부와 많이 닮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베네수엘라의 실패를 따라갈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언급하며 “대중영합주의와 모든 잘못의 원인을 '적폐세력' 탓으로 모는 선동까지 우리 정부와 많이 닮았다"고 했다.
| 사진=김병준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
다음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쓴 글의 전문이다.
대한민국, 베네수엘라의 실패를 따라갈 것인가?
원유매장량 세계 1위로 한 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4위였던 나라. 그 나라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식량부족으로 국민의 평균체중이 2018년 한 해 동안만 11㎏, 지난 몇 년 사이에 무려 20㎏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한 때 부패한 자본가와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는 국민적 영웅으로 불리웠던 차베스 (1999-2013)와 그의 뒤를 이은 마두로의 '20년 집권'의 결과입니다.
이들은 20년 집권기간 내내 군, 검찰, 언론은 물론 사법부와 선거관리기구까지 장악했습니다. 무슨 명분으로 그리 했냐고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적폐청산’입니다. 권력을 강화해 부패한 자본가와 기득권 세력들, 특히 미국 자본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자들의 힘을 빼야 한다는 명분이었죠.
시장(市場)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석유산업 등 주요한 산업을 국영화했으며, 외환거래를 통제하고, 심지어 민간기업이 생산하는 생활필수품과 기본적인 서비스의 가격까지 국가가 통제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말해왔던 과도한 시장개입의 국가주의,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대중영합주의 정책들을 쏟아 냈습니다.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개선해서 안정된 경제ㆍ산업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게 하는 일은 등한시했습니다. 그저 석유 팔아서 들어오는 수입을 전면적 무상복지로 퍼주는데 바빴습니다. 석유가격이 내려가 재정이 좋지 않을 때에는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보던 장면 아닙니까. 권력기관은 물론, 언론과 사법부, 심지어 중앙선관위까지 장악하겠다고 자기 사람을 심고, 최저임금이나 노동시간은 물론 시누이 처남 호칭까지 국가가 정하겠다고 나서고, 노조에 끌려 다니느라 산업구조조정에는 손도 못 대면서, 선심성 예산은 한도 끝도 없이 퍼붓는 모습 등 말입니다. 국가주의에다 대중영합주의, 그리고 모든 잘못의 원인을 ‘적폐세력’ 탓으로 모는 선동까지....... 우리 정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차베스와 마두로라 하여 나라를 지금의 저 지경으로 만들고 싶었겠습니까. 나름 더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도와 욕심이 없었겠습니까.
국가경영은 좋은 의도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좋은 의도가 이미 검증된 경제, 사회 운영원리와 배치되면 의도와는 정반대의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입니다. 결과가 의도를 배신하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국민들에게 생필품을 싼 값에 공급하겠다고 가격을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공장 문을 닫아버리죠. 또 달러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느라 그 거래를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암시장의 달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죠. 바로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몇년간 만성적 생필품 부족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좌파그룹과 자칭 진보집단의 일반적 문제입니다. 인권, 환경, 복지, 통일....... 좋은 뜻에서 하는 일이라 강조하며 이를 통해 표를 얻으려 할 뿐, 이러한 가치들을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대한 합리적 대안이나 지혜가 없습니다. 그저 ‘적폐세력’만 몰아내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만 나누어 주면 잘 될거라는 낭만적인 생각만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투자와 생산, 소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거죠. 이해가 있다고 해봐야 마음에 드는 이론이나 사례들을 모아서 짜깁기 한 수준입니다. 의도가 선한지는 몰라도 의도를 현실화하는 데에는 철저히 무능한 것이지요.
우리 정부가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만 해도 그렇죠. 많이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문제는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고 결국 분배를 더욱 악화시키는 등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이런 데 대한 고민이 없는 겁니다. 수출주도형 경제가 가지는 한계, 영세 자영업자가 유난히 많은 우리의 특이한 산업구조 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면 그렇게 급격히 추진했을까요?
솔직히 과거 보수도 큰 소리 칠 형편은 아닙니다. 진보세력이 문제제기하는 것들 중에는 보수도 반드시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혁방안을 찾아야 할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보수는 이런 일을 하는데 게을렀습니다. 현실적 제약을 운운하며 기존의 모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습니다. 그런 경향 속에 진보는 좋은 의도만 강조해 표를 모을 수 있었고요. 현실의 문제를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한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 한 보수 때문에, 무능한 진보가 좋은 의도만 가지고도 힘을 얻은 것입니다.
다시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선한 의도만 강조하는 포퓰리즘으로 나라는 20년만에 엉망이 되었습니다. 살리겠다던 민생은 하루 두 끼 거친 식사조차 못할 정도로 파탄났고, 줄이겠다던 빈부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없애겠다던 부패는 몇 곱절로 늘어났고, 입에 달고 다니던 민주주의는 다 무너졌습니다.
지금 이 나라는 대통령이 둘입니다. 얼마 전 임기 6년의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 마두로가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고, 이에 야권지도자인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새로 대통령을 선출할 정부의 대통령이라 선언하고 나선 것입니다. 여기에 석유에 관심을 가진 미국이 나서고, 이를 막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또 나서고........ 나라 사정이 안팎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여전합니다. 선한 의도만 강조하며 정권을 잡았지만 이를 실현시킬 지혜도 역량도 없는 정부, 왜 걱정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정부는 무슨 일을 해도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죠. 저소득층을 도운다고 한 최저임금 정책이 오히려 이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처럼의 긴 명절 휴일, 보수와 진보 모두 성찰의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과 지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베네수엘라의 실패를 따라갈 것인가?
원유매장량 세계 1위로 한 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4위였던 나라. 그 나라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식량부족으로 국민의 평균체중이 2018년 한 해 동안만 11㎏, 지난 몇 년 사이에 무려 20㎏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한 때 부패한 자본가와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는 국민적 영웅으로 불리웠던 차베스 (1999-2013)와 그의 뒤를 이은 마두로의 '20년 집권'의 결과입니다.
이들은 20년 집권기간 내내 군, 검찰, 언론은 물론 사법부와 선거관리기구까지 장악했습니다. 무슨 명분으로 그리 했냐고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적폐청산’입니다. 권력을 강화해 부패한 자본가와 기득권 세력들, 특히 미국 자본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자들의 힘을 빼야 한다는 명분이었죠.
시장(市場)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석유산업 등 주요한 산업을 국영화했으며, 외환거래를 통제하고, 심지어 민간기업이 생산하는 생활필수품과 기본적인 서비스의 가격까지 국가가 통제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말해왔던 과도한 시장개입의 국가주의,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대중영합주의 정책들을 쏟아 냈습니다.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개선해서 안정된 경제ㆍ산업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게 하는 일은 등한시했습니다. 그저 석유 팔아서 들어오는 수입을 전면적 무상복지로 퍼주는데 바빴습니다. 석유가격이 내려가 재정이 좋지 않을 때에는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보던 장면 아닙니까. 권력기관은 물론, 언론과 사법부, 심지어 중앙선관위까지 장악하겠다고 자기 사람을 심고, 최저임금이나 노동시간은 물론 시누이 처남 호칭까지 국가가 정하겠다고 나서고, 노조에 끌려 다니느라 산업구조조정에는 손도 못 대면서, 선심성 예산은 한도 끝도 없이 퍼붓는 모습 등 말입니다. 국가주의에다 대중영합주의, 그리고 모든 잘못의 원인을 ‘적폐세력’ 탓으로 모는 선동까지....... 우리 정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차베스와 마두로라 하여 나라를 지금의 저 지경으로 만들고 싶었겠습니까. 나름 더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도와 욕심이 없었겠습니까.
국가경영은 좋은 의도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좋은 의도가 이미 검증된 경제, 사회 운영원리와 배치되면 의도와는 정반대의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입니다. 결과가 의도를 배신하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국민들에게 생필품을 싼 값에 공급하겠다고 가격을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공장 문을 닫아버리죠. 또 달러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느라 그 거래를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암시장의 달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죠. 바로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몇년간 만성적 생필품 부족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좌파그룹과 자칭 진보집단의 일반적 문제입니다. 인권, 환경, 복지, 통일....... 좋은 뜻에서 하는 일이라 강조하며 이를 통해 표를 얻으려 할 뿐, 이러한 가치들을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대한 합리적 대안이나 지혜가 없습니다. 그저 ‘적폐세력’만 몰아내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만 나누어 주면 잘 될거라는 낭만적인 생각만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투자와 생산, 소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거죠. 이해가 있다고 해봐야 마음에 드는 이론이나 사례들을 모아서 짜깁기 한 수준입니다. 의도가 선한지는 몰라도 의도를 현실화하는 데에는 철저히 무능한 것이지요.
우리 정부가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만 해도 그렇죠. 많이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문제는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고 결국 분배를 더욱 악화시키는 등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이런 데 대한 고민이 없는 겁니다. 수출주도형 경제가 가지는 한계, 영세 자영업자가 유난히 많은 우리의 특이한 산업구조 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면 그렇게 급격히 추진했을까요?
솔직히 과거 보수도 큰 소리 칠 형편은 아닙니다. 진보세력이 문제제기하는 것들 중에는 보수도 반드시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혁방안을 찾아야 할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보수는 이런 일을 하는데 게을렀습니다. 현실적 제약을 운운하며 기존의 모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습니다. 그런 경향 속에 진보는 좋은 의도만 강조해 표를 모을 수 있었고요. 현실의 문제를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한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 한 보수 때문에, 무능한 진보가 좋은 의도만 가지고도 힘을 얻은 것입니다.
다시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선한 의도만 강조하는 포퓰리즘으로 나라는 20년만에 엉망이 되었습니다. 살리겠다던 민생은 하루 두 끼 거친 식사조차 못할 정도로 파탄났고, 줄이겠다던 빈부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없애겠다던 부패는 몇 곱절로 늘어났고, 입에 달고 다니던 민주주의는 다 무너졌습니다.
지금 이 나라는 대통령이 둘입니다. 얼마 전 임기 6년의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 마두로가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고, 이에 야권지도자인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새로 대통령을 선출할 정부의 대통령이라 선언하고 나선 것입니다. 여기에 석유에 관심을 가진 미국이 나서고, 이를 막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또 나서고........ 나라 사정이 안팎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여전합니다. 선한 의도만 강조하며 정권을 잡았지만 이를 실현시킬 지혜도 역량도 없는 정부, 왜 걱정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정부는 무슨 일을 해도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죠. 저소득층을 도운다고 한 최저임금 정책이 오히려 이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처럼의 긴 명절 휴일, 보수와 진보 모두 성찰의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과 지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