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녁 8시부터 빅토리아만에서 펼쳐지는 조명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를 보러 갈 시간이 되었다.
침사추이 선착장은 많은 사람들로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엄청난 인파가 8시부터 15분간 펼쳐지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빅토리아만의 양단에 있는 마천루들에서 레이저 조명을 쏘아 올린다.
통상 사람들이 조명쇼를 보기 위해 모이는 곳은 침사추이 스타페리 터미널 옆의 시계탑, 스타의 거리, 완차이의 컨벤션 센터 앞, 빅토리아 피크, 빅토리아만을 관광할 수 있는 유람선 등이다.
결론은 별로였다. 빅토리아만의 빌딩들에서 쏘아대는 레이저와 조명은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10여 분 라이트쇼가 끝나고 인파가 빠져나가자 오히려 여유 있게 홍콩섬의 화려한 야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이곳의 야경 사진은 수없이 보아 왔지만 같은 장면을 내 손으로 직접 촬영했다는 뿌듯함에 흐뭇해졌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보였다.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내부는 엄청나게 규모가 컸다.
찬 음식만 먹다 보니 따듯한 국물이 생각났다. 치킨 수프를 주문했다.
음식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다음날 점심으로 할리우드 거리의 현지인 식당에서 주문한 치킨 스테이크는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지만 크기도 크고 맛도 최고였다.
가격은 우리 돈 7천 원. 아이스커피까지 만 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다. 저녁에는 현지인들의 식당에서 우리나라의 수육 같은 음식을 튀김요리 포함해서 만 원 조금 넘는 금액에 맛있게 먹었다.
나는 여행을 하면 현지인 식당을 주로 이용한다. 소문난 맛 집이나 명소를 찾아가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내가 먹는 음식까지 남 따라 하는 것이 내키지 않아 우선은 현지인 식당을 찾아 식성이나 기호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다.
물론 의사소통에 엉뚱한 음식을 맛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타이베이나 홍콩 같은 곳은 외식문화가 발달해 현지인 식당은 가격이 대체로 저렴하다. 그러나 식재료가 귀한 요리는 가격이 천정부지다.
홍콩의 웬만한 음식이 30-50 홍콩달러 수준이며 140원 환율을 적용해도 4,000-7,000원 선이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요리의 개념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제대로 된 식당에서 그 유명한 스파이시 크랩(게 유리)을 주문하면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사이즈가 마리당 홍콩달러 500불 이상 호가한다. 큰 사이즈는 1,000달러 이상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홍콩의 해산물 요리는 살아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 한국과 다르게 회는 즐기지는 않지만 생선찜이나 게 조개 등도 활어 상태에서 조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