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물류 허브이자 쇼핑 메카이다. 홍콩의 인구밀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거리는 대동맥인 도시철도인 MRT가 있고 모세혈관에 해당하는 버스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거리는 온통 사람과 자동차들로 물결을 이룬다. 버스도 이층이고 트랩이란 전차도 다닌다. 대중교통수단이 고루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홍콩인들은 자신들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대부분의 홍콩인들에게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이고, 홍콩인들도 대륙의 중국인들과 구분하려는 경향을 가진다고 한다.
홍콩은 날씨가 덥다 보니 통행로가 대부분 건물과 연결돼 있다. 건물과 건물을 잇고 또는 긴 육교를 만들어 바깥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갈 수 있다. 육교를 이용해 침사추이로 가는 페리 터미널을 찾아가는데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터미널까지 가는 그늘진 육교 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종이상자로 구획을 만들어 앉아 있었다. 수 천 명은 될 듯싶었다. 터미널 앞 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무대를 꾸미고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은 필리핀에서 건너 왔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들은 대부분 구룡반도로도 쉽게 건너갈 수 있는 페리 터미널을 중심으로 더위를 피해 육교 등지에 모여 있었다. 주로 여성들이었다.
대만에서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가정부로 노인들을 돌보고 하더니 이곳은 필리핀 사람들이 가정부 등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 꾸준히 모여든다고 현지인이 귀띔했다.
침사추이 선착장에 도착해서 처음 만나는 곳이 시계탑이다. 이 주변은 관광명소답게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계탑의 야자나무 벤치도 도움이 안 된다. 건너편의 빌딩 지하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다. 이곳도 북적이기는 마찬가지. 어디를 가나 인파로 넘쳐난다.
어둠이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 유명하다는 몽콕을 가보자. 레이디스 마켓도 들리고 거리 구경도 할 겸..." 이층버스에 올랐다.
홍콩에서 가장 신나는 것 중의 하나가 번화함이다. 숨이 멈을 만큼 아름다운 야경과 홍콩 항의 멋스러움. 세계 일류 브랜드를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치스러움. 빨갛고 노란 중화권 특유의 전통적인 색깔이 넘쳐나는 것도 홍콩의 매력이다.
주말이어서인지 거리엔 사람들로 넘쳐난다. 차 없는 거리엔 공연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국제적인 도시답게 길거리 아티스트는 대부분이 서양인이다.
몽콕으로 향하는 도중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쇼핑거리에서 내렸다. 보석가게들이 몰려 있는 거리다. 금으로 된 돼지와 복주머니들이 수북이 진열되어 있다.
로렉스 시계 같은 것은 이곳에선 사치품도 아닌 것 같았다. 시계 판매점이라면 로렉스 시계 정도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입력 : 2019-03-29]
김용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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