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투어에 참가하는 인원은 대략 10여 명이었다. 가이드는 동행하지 않고 현지인 기사가 현장에 가서 인원을 풀어 놨다가 약속된 시간에 다시 모여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과연 이 적은 인원으로 수지가 맞을까 괜한 걱정을 해보았다. 버스는 첫 행선지인 예류지질공원으로 향했다. 시내를 빠져 외곽을 돌아 나갔다.
대만은 산악지형이어서 우리나라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산세도 비슷하고 나무와 꽃잎도 눈에 익은 듯했다.
열대성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시냇물도 흐르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리도 보였다.
어느덧 바다가 서서히 보이더니 드디어 예류지질공원에 도착했다. 침식과 풍화작용의 영향으로 버섯 모양 등의 기암괴석이 수백 개 널려 있어 장관을 이루었다. 사람들이 개미 떼처럼 몰려 있다.
마치 사진에서 보아 온 목성에 서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메마른 돌덩이에 잡초가 자라고 꽃이 피고 있었다. 기이한 생명체의 발견이었다.
이런 명소에 오면 작품을 감상하듯 음미하거나 사색을 할 여유가 없다. 기념사진 몇 장 찍고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날씨도 덥고 사람도 많다.
자칫 불쾌지수가 오를 수 있다. 그때쯤 내려와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