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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무엇이 꽃다운 신혼부부에게 우울과 그늘을 만들었을까"

글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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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이러는지... 도무지 서질 않습니다."

 

필자를 찾아온 한 남자. 결혼한 지 2년째 되었다는 L(·32)의 하소연이다. 의사 앞에서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남편은 그렇다 치고, 아내 또한 무언가를 골똘히, 마치 혼이 빠진 듯 근심을 내비치고 있었다.

 

남편 따라 비뇨기과 진료를 따라온 아내들의 한숨소리는 그 어떤 한숨소리보다 더 깊고 긴 법이다. 도대체 무엇이 꽃다운 신혼부부에게 우울과 그늘을 만들었을까.

 

L씨 부부는 결혼하고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30대 초반의 남녀라면 뜨거워도 시원찮을 판에 단 한 번도 섹스를 안했다니 무언가 문제가 있어도 단단히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럴 경우 비뇨기과 의사는 부부를 따로 불러서 개별상담을 해 본다. 그 결과, 부부의 말과 걱정이 일치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남편을 불러서 정밀검사에 들어가야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청각자극검사나 야간수면검사에서 불충분한 남성기능을 나타내고 있었다.

 

혈관확장제를 주사하고 인위적으로 발기를 유도하며 복합이중초음파검사를 해보니 정맥으로 많은 피가 상당히 새어나가는 것이 확인되었다.

 

남자의 음경은 해면체로 되어 있어서 동맥을 확대시키고 정맥을 수축시키면서 음경 속에 피가 많아져서 발기가 되는 기전인데, 정맥에 피가 새어나간다면 발기에 빨간등이 켜지게 된다.

 

음경은 남자에게 있어서 자존심이다. 남자의 몸에서 가장 거대한 혈관이 모여 있는 성생활의 시작과 끝이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멋진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음경에는 스펀지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말랑말랑한 해면체가 3개 있으며,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중추신경에서 발기명령이 내려지도록 되어 있다. 음경은 그 명령에 복종하면서 해면체가 부풀어 오르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남성이라면 발기가 되면 음경 해면체에 평소의 5~7배 되는 피가 쏠린다. 이때에 단단한 발기를 위해서 음경 정맥은 확장된 해면체에 눌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해면체로 들어온 피가 정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L씨의 경우 정맥으로 혈액이 새나가버리니 제 아무리 예쁜 계집이 스트립쇼를 한다고 해도 혈이 모여있지 않는다. 한마디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보다 더 허무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멋진 발기와 지속력은 물건너 가 버릴 수밖에 없다.

 

필자는 L씨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리식염수를 해면체내에 주입하면서 해면체내압이 올라가는 것을 측정하고 X-ray를 찍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음경 뿌리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피가 계속 정맥으로 새나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발기가 단단하게 되지 않고 곧 시들어버린 거였다. 이를 정맥기능부전이라고 한다.

 

정맥기능부전은 선천적으로 혈관기형일 경우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니 반드시 그 원인을 추적해봐야 한다.

 

간혹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정맥기능부전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L씨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아내를 잠시 밖에 나가 있게 했다.

 

솔직히 고백해 보세요. 자위행위를 혹시 많이 하고 있나요?"

 

지금은 그마저도 안 되지만, 고등학교 때 많이 했어요."

 

L씨의 성() 병력은 이러했다. 고등학교 때 지친 공부와 입시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면서 부모님이 잠이 든 새벽시간에 자위행위를 너무 많이 했다는 거였다.

 

문제는 자위행위를 남들처럼 평범하게 하지 않고 방바닥에 비비면서 페니스가 구부러지게 강한 자극을 주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바로 그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 당시 페니스를 구부리는 등의 이상한 행위를 했는데, 그로 인해 음경이 충격을 받았으며, 어느 날인가 하니 심하게 음경이 구부러지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때에 음경을 다치지 않았나 싶다.

 

음경의 경우 한번이라도 심한 충격에 의해 구부러지는 경험이 있었다면 그 후유증으로 정맥기능이 나빠져서 발기유지가 잘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맥기능부전이 확인되면 피가 누출되는 정맥들을 막아주는 수술을 하면 된다. 또 수술치료가 끝나면 음경의 강직도와 지속시간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되는 단점이 있기에 최후에는 보형물 삽입수술을 받아야만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

 

최근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미혼 남성들이 늘었다.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잘못된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음경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경험도 서슴치 않고 하는 것이다. 음경은 겉으로 피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속까지 멀쩡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일순간의 무지로 인해 평생 심각한 남성기능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면 정말 잔인하고 끔찍하지 않을까.

 

필자도 남자이므로 자위행위를 나쁘다고 하진 않겠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며, 또 너무 자주 자위행위를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에는 일명 야동에 미쳐서 정작 어여쁜 아내와는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기혼남성들이 많다고 들었다. 만약 평범한 자위행위가 아니라 별 이상한 행위 때문에 음경에 충격이라도 준다면 평생 사내구실 못하는 신세로 전락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물론 비뇨기과를 찾아서 대책마련(시술)을 하면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겠지만, 비뇨기과에는 안 가는 것이 최선이지, 방문해서 고칠 생각을 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주부들에게 살짝 귀띔하건데, 혹시 남편이 난 무성애자야. 꼭 해야하는지"라는 섹스기피의 말을 들었다면 남편의 음경을 의심해봐야 한다.

 

스트레스와 업무에 지쳐서 발기부전이 되었는지, 야동 보면서 이상한 짓을 해서 발기부전이 되었는지 추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이상한 짓을 하지 않더라도 야동을 너무 많이 보는 것만으로 섹스리스 부부가 될 수도 있다.

 

무릇 한창 생산기 때에 사내란 끈질기게 요구해야 정상인 법이다. 제 아무리 피곤하고 지친 허리라고 해서 때가 되면 밥 먹듯이 그것(?)이 생각이 나야 정상이란 말이다.

 

 

[입력 : 2019-03-29]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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