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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라

글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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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 이 수술, 안전한가요?
의사 : …….
환자 : 수술이 잘 되면 아이를 낳을 수 있나요?
의사: …….
 
파랗게 질린 얼굴로 필자의 팔을 잡는 한 여자.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호리호리해서 부러질 듯한 허리를 가진 갸름한 얼굴의 절세미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간절한 눈빛이었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에게 필자는 대답대신 깊은 호흡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 해 보겠습니다."
    
중국 계림에서 열린 세계 남성학 포럼에서 있었던 일이다. 미국 및 유럽,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12개국에서 428명의 남성 의학자가 등록이 된 이 학회에서 필자는 라이브 수술(live surgery)의 주수술자로 선정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남성의학자들이 다 모이는 학회에서 ‘경구복용약물시대에서 발기부전 수술의 중요성 및 수술 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는 것도 영광인데, 세계 각국 전문가들 앞에서 수술을 하는 과정을 공개해 보이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수술 장면을 미국 MD A앤더슨 병원에서 온 Wang Rung 교수가 참석자들에게 영어와 중국어로 중계하며 토론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조그만 실수라도 한다면 국제적 망신이 될 수 있고 한국 비뇨기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당시 수술장은 계림의학원 부속병원이었으며, 수술대상은 28살 젊은이었다. 교통사고로 인해 골반뼈가 으스러지고 요도파열과 방광파열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사고 당시 긴급 수술을 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그날 이후 그 젊은이는 남자로서의 행복과 만족을 잃었다.
   
수술대에 누워있는 청년은 누가 봐도 귀공자 타입이었다. 아직 마취가 되기 전이라서 수술복을 입고 들어온 의사를 보더니 공포심 어린 눈으로 파르르 떨고 있었다. 남성에게 있어서 거세의 공포만큼 아찔한 것이 또 있을까. 아마도 그 순간 청년은 인생의 지옥 그 너머를 경험했을지 모른다.
   
필자 역시도 떨렸다. 한 사내의 평생을 좌우하게 될지 모를 수술을 해야 했기에.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 결국 정력에서 나오며, 그 정력의 근원은 페니스의 힘이라고 하지 않는가. 밤을 지배하는 자가 낮도 지배한다는 공식이 결코 빈말이 아닌 사내들의 세계에서 자신의 페니스를 의사에게 온전히 내맡기는 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수술이 시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취 후 수술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소변줄을 위해 요도 카데터를 넣으려니 잘 안 들어갔다. 다친 곳에 요도협착이 생겨버린 거였다. 요도 주변을 확장하고 요도 카테터를 넣으려고 Stylet(가는 바늘)을 찾으니 없다고 한다. 중국내 병원의 의료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기본적인 필수 기구도 없는 거였다. 요도 카데터를 넣을 수 없다니 난감했다. 궁여지책으로 간신히 요도 카데터 삽입하고선 소변 줄을 끼워놓고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드디어 해면체를 절개했다. 아뿔사! 완전 섬유화로 딱딱하게 굳어있어 확장기 삽입이 전혀 안 되었다. 이토록 음경 손상으로 해면체가 섬유화로 굳어 있었으니 젊은 부부가 성생활이 될 턱이 없었던 거다. 필자는 조심스레 굳어진 부위를 째며 확장해 나감으로써 드디어 해면체 위쪽과 아래쪽 모두 확장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수술에 있어서 해면체 확장이 가장 중요한 절차였다. 드디어 팽창형 실린더 16cm 삽입에 성공할 수 있었고, 라이브 수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당에서 수술 생중계를 지켜보던 세계 각국 남성의학자들이 수술을 집도한 필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던가. 그날로부터 3년 후. 그 부부에게 임신 소식까지는 파악할 수 없었지만, 성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얘기는 전해들을 수 있었다.
 
한 해 전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20만 건이 넘는다고 들었다. 약 2.5%는 사망하고, 20~30%는 심각하게 부상을 입는다고 한다. 혹시라도 복부 쪽을 다치면서 생식기능을 잃었다면 절망하지 말고 몸을 회복한 후에 비뇨기과적으로 진단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좀 멀더라도 관련 수술을 잘 하는 비뇨기과 의사를 수소문해서 방문해 봐야한다는 거다. 어떡해든 남성으로서의 행복을 찾고 자식도 낳을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되지 않겠는가.
  
남자라면 근육질의 몸 가꾸는 것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멋지게 발기될 수 있는 페니스를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그거야 말로 황소를 제압하듯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일 테니.
 
결코 모르는 것이 약이 되지 않는다. ‘안 되면 되게 하라’가 정답이다.
 
 
 

[입력 : 2019-01-20]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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