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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블록체인과 돈의 미래

블록체인이 가져올 일상생활의 변화

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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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註 :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은 물론이고 페이스북, 라쿠텐, 아마존 등 세계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기술·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5월 14일자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재작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투기 수단으로 보는 광풍(狂風)이 불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엄청난 변동 폭으로 투기 세력의 놀이터로만 여겨졌던 가상화폐 시장도 올 들어서는 급등락이 없는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그 가능성에 첫발을 딛다'라는 게시물을 재개하면서 갤럭시S10 시리즈에 '블록체인 키스토어'라는 앱을 탑재한 배경을 소개했다. 이 앱은 외부 해킹에서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콜드 월렛'이다. 한국·미국·캐나다의 갤럭시S10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가상화폐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지인에게 송금하거나 가상화폐로 물건을 파는 상점에서는 결제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금융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가상공간, 곧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돈인 가상 화폐는 2008년 10월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온라인에 공개한 '비트코인: 피투피(P2P : peer-to-peer)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에서 태동했다. P2P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피어(참여자)끼리, 곧 개인과 개인 사이에 직접적으로 거래하는 방식을 뜻한다.
  
P2P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전자화폐가 비트코인이다. 2009년 1월 나카모토가 처음 만들어낸 비트코인은 누구나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된 가상 화폐다. 정부가 발권하고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화폐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역사상 최초로 분산화(decentralized)된 돈인 셈이다.
  
나카모토는 이런 분산화폐를 만든 이유로 공공기관의 정보 독점 체제를 꼽았다. 개인의 정보는 샅샅이 정부·은행·기업에 노출되지만 이런 기관의 내부 정보는 철저히 은닉된다. 하버드대 사회학자 소사나 주보프가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라고 명명한 기존 체제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금융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누구나 서로 직접 거래하면서 접근성과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화폐 제도가 등장한 것이다.
    
나카모토는 가상 화폐의 거래 정보를 저장·관리·검증하는 기술로 블록체인을 창안했다. 블록(덩어리)은 가상 화폐 거래 내용의 묶음, 체인(사슬)은 블록을 차례차례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 '블록을 서로서로 잇따라 연결한 모음'을 의미하는 블록체인은 일종의 거래 장부다. 거래 내용을 중앙컴퓨터에 저장하는 금융기관과 달리 블록체인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거래 참여자(피어)의 컴퓨터에 거래 기록의 사본이 각각 저장되므로 참여자는 누구나 거래를 확인할 수 있다. 거래 장부를 분산해서 관리한다는 의미에서 블록체인은 '분산거래장부'라고 불린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 10월 31일자에서 블록체인을 '신뢰기계(trust machine)'라고 명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계가 사람 대신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거래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신뢰기계로서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은 '블록체인 혁명'(을유문화사), '블록체인노믹스'(한국경제신문), '블록체인 거번먼트'(알마)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가장 우수한 가상 화폐이지만 한계도 있다. 우선 1초당 처리되는 거래량이 미미하다. 다수의 분산장부(블록체인) 기록자들이 시시각각 이뤄지는 거래 내용을 암호화해 장부에 저장하면 장부 관리의 대가로 새 비트코인을 받게 되는 이른바 '채굴' 과정에 전력이 과도하게 소모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는 비트코인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가상 화폐인 트레이드코인(Tradecoin)을 개발 중이다. 트레이드코인은 첨단 암호 기술로 만들어져 국제 거래를 비트코인보다 훨씬 쉽고 안전하며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규모 국가, 기업, 심지어 농부들이 연합해 트레이드코인을 사용하면 국가 화폐 제도와 맞먹는 효율성과 신뢰도가 담보될 것으로 여겨진다. 비트코인과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으로 설계된 트레이드코인이 출현하면 기존 금융질서가 붕괴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기존 화폐제도가 도전을 받게 되면서 돈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저술가 찰스 아이젠스타인이 돈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김영사)에 주목할 만하다.
     
이번 가상 화폐 광풍은 돈이 단순한 경제 수단이기보다는 사람 마음을 흔들어놓는 괴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록체인 혁명 / 돈 탭스코트, 알렉스 탭스 코트 지음|을유문화사 | 2만5000원
 
블록체인 기술의 의미와 본질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바뀔 미래 세상을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제2의 인터넷이 될 것임을 역설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모두 뒤바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블록체인 경제의 설계 원칙 일곱 가지도 제시한다.
 

    
 

블록체인노믹스 / 오세현·김종승 지음 | 한국경제신문|1만7000원
 
새로운 신뢰 기술인 블록체인이 금융 혁명의 차원을 넘어 각종 기업 활동에서 거래의 혁명을 일으키는 미래의 경제체제를 블록체인노믹스라고 정의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모든 경제 활동에 적용되면 궁극적으로 신뢰사회가 이룩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펼친다. 블록체인노믹스로 산업과 사회경제의 구조를 혁신하고 재설계하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블록체인 거번먼트 / 전명산 지음|알마 | 1만7000원
 
개인의 신뢰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새로운 사회적 기술인 블록체인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와 정부 같은 공적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전제하면서 한국 사회, 특히 관료제 조직을 모두 바꿔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관료제 기능의 상당 부분이 블록체인 기술로 대체되면 지금보다 훨씬 투명하고 효율적인 정부가 탄생한다는 것.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 김영사|1만5000원
 
사회철학자인 저자는 고대 선물경제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화폐의 역사를 추적하고 화폐제도가 인류에게 어떻게 소외·경쟁·결핍·공동체 파괴·끝없는 성장을 갈구하게끔 만들었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결국 자본주의의 화폐제도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주장하면서 돈이 선물·기부·공유 같은 착한 행동을 촉진시키는 이른바 신성한 경제를 정립할 것을 제안한다.
 

출처=조선일보 2018년 2월2일자 북섹션 기고문
 
 
자료=삼성전자 뉴스룸

 

 

 

[입력 : 2019-05-16]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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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 등을 지냈다. 대한민국 과학칼럼니스트 1호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선데이, 매일경제 등 국내 주요언론은 물론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발행 월간지 PEN에 칼럼을 연재하며 국제적 과학칼럼니스트로 인정받았다. '2035미래기술 미래사회' '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 '미래교양사전' 등 수십권의 책을 출간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한국출판문화상,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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