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가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이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연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한다고 판단할 경우 내년 3월 이후 주택연금 가입자들은 같은 지역,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기존 가입자보다 연금을 적게 받게 될 수 있다.
주로 대학교수로 구성된 연구진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핀란드, 미국,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토대로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용역 결과는 저출산에 따른 집값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출산이 줄어든 만큼 가구 수가 줄지 않았고 풍부한 시중 유동 자금이 주거용 부동산에 쏠리는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연구 결과에는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올 들어 인구 쇼크를 경고하는 암울한 통계들이 연거푸 나온 직후에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0.98명·한 여성의 가임기간 예상 출생아 수)이 사상 처음으로 1명을 밑돌았고 총인구 감소 예상 시점이 2032년에서 2029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는 통계가 각각 올해 확정됐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용역을 위한 문구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나 빌라 보유자가 그 집에 살면서 집을 담보로 부부가 모두 사망하기 전까지 일정액의 연금을 받는 제도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넉넉하지 않은 상항에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보편화되면서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는 주택연금 시행 첫해인 2007년 말 515명에서 작년 말 6만52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연구에서 집값 장기 하락 전망이 나오더라도 이 결과에 따른 수급액은 내년 3월부터 적용된다. 내년 2월까지 가입할 경우 기존과 같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