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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양호인지율’ OECD 평균 67.9%, 한국 32% OECD 최저 수준...왜?

의료서비스경험조사선 73% “건강 양호”...“국가간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제약… 종합적 이해가 바탕 돼야”

글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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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들과 비교할 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보건 통계정보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인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인 ‘건강양호인지율’이 32.0%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OECD 평균 67.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왜 이런 수치가 나오는 걸까.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82.7세로 OECD 평균 80.7세보다 2년이나 높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포커스’는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수준에 대한 인식-과연 OECD 국가에 비해 크게 부정적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해당 글은 신정우 정보통계연구실 통계개발연구센터장, 김혜인 연구원, 김희년 전문원이 공동 집필했다.

 

해당 보고서는 예의 상반된 결과를 놓고 ‘한국인은 실제보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기보다는 통계 조사가 이뤄지는 방식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는 통계지표를 OECD 회원국 지표와 단순 비교한 데서 원인을 찾는다.
 
우리나라는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주관하는 건강영양조사에 기초해 해당 지표를 산출, OECD에 제공한다. 이 조사는 조사 대상자가 이동 검진 차량을 방문해 건강검진(혈압 측정, 신체 계측, 폐 기능 검사, 근력 측정, 구강 검사, 채혈 및 채뇨, 눈 검사, 이빈인후 검사)을 한 후, 건강 수준에 대한 인식 정도에 답하는 방식이다. 반면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가구 방문에 기초한 면접 조사를 통해 건강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한다.
 
국내에서 조사원의 가구 방문을 통해 이뤄지는 건강 수준 인지에 관한 다른 조사를 보면 건강영양조사와의 현격한 차이를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도입된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서는 건강 양호 인지율이 73.4%로 매우 높게 나왔다. 한국복지패널은 61.6%, 사회조사에는 48.1%가 건강수준이 양호하다고 응답했다.
 
신정우 센터장은 “현재 OECD 발행물을 중심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건강 양호 인지율 32.0%는 수치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간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며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이 수치만 보고 ‘우리나라 국민은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받아들여 왔지만, 과연 이 수치가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을 대표할 수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엇에 기인한 문제인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뒤따랐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인지하는 건강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 2020년 7월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OECD Health Statistics)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양호 인지율(주관적 건강 수준)은 32.0%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음.

◎ 하지만 이는 기초 자료의 조사 환경이 OECD 국가와 같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음.

◎ 국내 조사 중 다른 국가와 비교적 유사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73.4%가 건강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보고함.

◎ 국민이 인지하는 건강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 보건의료제도 내에 숨겨진 과제를 발굴해야 함.
  
◇ OECD 국가 국민의 기대 수명과 건강 양호 인지율
 
▣ 지난 7월 1일 발표된 OECD 보건 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15세 이상 인구)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1)은 32.0%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음.
 
▷OECD 국가에서는 10명 중 7명이 본인의 건강 수준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건강 양호 인지율, OECD 평균 67.9%).
 
▣ 우리나라 국민은 기대 수명이 길고 주요 질환의 사망률이 대체로 OECD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스로 인식하는 건강 수준이 과연 실제로 낮은 것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음.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 수명은 82.7년으로 OECD 평균(80.7년)에 비해 2년 길었음.
 
▷연령표준화사망률3) 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인구 10만 명당 암으로 160.1명, 뇌혈관 등 순환기계 질환으로 142.1명, 치매로 11.3명이 사망함(OECD 평균 각각 195.8명, 274.2명, 25.2명).
 
▷출생 후 1년 이내에 사망한 아이의 숫자도 출생아 1천 명당 2.8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적은 편임(영아 사망률, OECD 평균 4.1명).
  
▣ 대체로 기대 수명이 긴 국가의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 수준이 양호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일본은 OECD 국가의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
 
▣ 더욱이 두 나라가 ‘건강 위험 수준이 낮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건강 양호 인지율이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음.
 
◇ OECD 국가의 ‘건강 양호 인지율’ 지표 출처와 산출 기준
 
▣ OECD가 제공하는 메타데이터(Sources and Methods)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가 국가 단위의 조사(National survey)를 통해 건강 양호 인지율 지표를 산출함.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26개 국가(터키 제외)는 ‘European Union Statistics on Income and Living Conditions’(EU-SILC)6)라는 표준 설문을 활용함.
 
▷호주, 칠레, 이스라엘, 멕시코, 뉴질랜드, 터키, 미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집된 가구에 조사원이 방문하여 설문하는 방식에 기초함.
 
▷캐나다는 인구 집단에 따라 조사 방식을 구분하는데, 18세 이상인 경우 면접 설문과 전화 조사를 병행하고, 12~18세 미만에 대해서는 전화 조사를 수행함.
 
▷일본은 국민생활기초조사(國民生活基礎調査)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고 있는데, 이 조사에서 조사원은 가구에 방문하여 조사표를 배포, 회수(또는 우편 회수)하는 역할만 하고, 조사표 작성은 조사 대상자(가구원) 스스로가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 OECD는 15세 이상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일부 국가는 OECD가 제시한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
 
▷EU-SILC를 활용하는 유럽 국가는 16세 이상, 미국은 18세 이상, 이스라엘은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함
 
▷대부분의 국가가 오지선다형 방식을 채택한 가운데 칠레만 예외적으로 선택지를 7개 두고 조사함.
 
◇ 건강 수준 인지에 관한 국내 조사 현황
 
▣ 우리나라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기초하여 해당 지표를 산출, OECD에 제공함.
 
▣ 질병관리본부는 OECD가 요청하는 정의에 따라 15세 이상 인구의 건강 인지 수준을 양호(Good/very good health), 보통(Fair: not good, not bad), 나쁨(Bad/very bad health)으로 제시함.
 
▣ 한편, 국내에서 수행되는 여러 조사에서 건강 수준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묻고 있는 가운데(오지선다형), 이들 조사는 모두 조사원의 가구 방문을 통해 설문이 이루어짐.
 
▷국민 생활의 전반적인 현황과 인식 변화를 조사하는 사회조사9)의 경우,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하여 면접하되 일부 대상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조사에 참여함.
 
▷복지정책의 기초가 되는 한국복지패널은 전국 약 7000가구로 구성된 패널(panel)을 대상으로 하며, 조사원의 가구 방문과 전화 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됨.
 
▷가장 최근에 도입된 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전국 6000가구(2018년 기준 약 1만 3천 명)를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경험,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인식 등과 함께 건강 수준에 대한 인식을 점검함.
 
▷한국의료패널에서도 건강 수준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확인하고 있음.
 
▣ 15세 이상 인구의 건강 양호(매우 좋음, 좋음) 인지율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32.0%로 가장 낮았고, 의료서비스경험조사가 73.4%로 가장 높았음.
 
▷한국복지패널은 61.6%, 사회조사에서는 48.1%가 건강 수준이 양호하다고 응답함.
 
◇ 나가며
 
▣ 우리나라 국민 스스로 인식하는 건강 수준(건강 양호 인지율)은 최근 몇 년간 OECD 보건 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최하위라는 평가를 받아 옴.
 
▣ 하지만 이는 조사 방법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국가 간 비교로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이 아닌 것으로 판단함.
 
▣ OECD 통계는 국가 간 비교 가능성이 중요한데, 현재 자료원인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조사 환경이 OECD 국가와 차이가 있음.
 
▣ 즉, 현재 OECD 발행물을 중심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건강 양호 인지율 32.0%(2018년 기준)는 수치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간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음.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혈압 측정 등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실제로 확인하는 것에서 조사의 가치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응답자의 건강 수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하지만 여기에서 확인된 건강 양호 인지율 정보를 국제 비교의 자리에 내세워 우리나라 국민의 일반적 상황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국내 여러 조사 중에서 다른 국가와 조사 환경이 유사하고 OECD가 요청하는 형태로 자료 산출이 가능한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양호 인지율은 73.4%로 결코 OECD 국가에 뒤지지 않음.
 
▣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이 수치만 보고 ‘우리나라 국민은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받아들여 왔지만, 과연 이 수치가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을 대표할 수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엇에 기인한 문제인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뒤따랐으면 함.
 
▣ 이를 국민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따른 결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 수준 인지에 관한 국내 다른 조사에서 확인된 응답 분포를 보면 이러한 이유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어 보임.
 
▷국민이 인지하는 건강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이를 국민의 의료이용량, 건강 행태와 비교하여 살펴보는 등 보건의료제도 내에 숨겨진 과제를 발굴하는 데 활용해야 함.

 
원문보기 http://repository.kihasa.re.kr/handle/201002/36040


 

[입력 : 2020-09-12]   김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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