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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인문학으로 세상을 배우다

국내 최초 노숙인대학 성프란시스대학 15기 입학식 예정

글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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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과정인 '성프란시스대학'이 올해 신입생을 받는다. 신입생들은 앞서 수료한 선배 337명을 따라 희망 찾기에 나선다.
 
성프란시스대학을 운영하는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후 본격화된 노숙인 복지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쪽으로 진화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노숙인 인문학 과정이다.
 
서울시는 2005년 미국 얼쇼리스 교수의 '클레멘트 코스(Clemente Course)'를 모범으로 삼아 국내 최초로 노숙인 인문학 과정인 성프란시스대학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성프란시스대학은 2013년부터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각각 50%씩 지원금을 더해 운영하는 노숙인 자활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간 337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올해도 신입생이 들어온다. 27일 후암동 문화카페 길에서 15기 입학식이 열린다. 노숙인 신입생들은 저마다 입학소감을 밝히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40대 후반의 한 노숙인은 "폐결핵 완치 후 (바로)사회로 나갈 자신이 없다"며 "배움으로 인한 성취감을 느껴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인은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건 제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삶이다. 낯설지만 호기심이 생긴다"며 "올 한 해는 새롭게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50대 후반의 강모 씨는 "나 자신에게 변화를 주고 싶다"며 "게으름 등으로 움직이기를 싫어하며 하루하루가 의미 없이 지나는 것 같아서 무엇인가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진모 씨는 "살다 보니까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혼자서 책을 읽다 보면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무엇인가를 나누는 것을 하고 싶어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30대의 한 노숙인은 "다른 삶을 좀 살아보고 싶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필요해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인은 "살아오면서 좋았던 일보다 외롭고 힘들 때가 많았다. 슬펐던 일들은 솔직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눈물이 난다"며 "꿈이라고 하면 꿈이겠지만 이제라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연소 지원자인 20대 후반의 노숙인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이런 생활을 하면서 꿈과 목표가 사라졌는데 이 기회를 통해 다시 꿈과 목표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15기 입학식에는 김성수 주교(강화도 우리마을 촌장), 이경호 주교(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와 강중근 전무(코닝정밀소재), 여재훈 신부(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장), 서울시 관계자, 성프란시스대학 교수진, 성프란시스대학 졸업 동문 등 각계 인사 60여명이 참석해 새 출발을 준비하는 신입생을 축하할 예정이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인 여재훈(루가) 신부는 "성프란시스대학은 많은 선배 노숙인 분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은 곳"이라며 "15기 선생님들도 모두 외로운 노숙 생활 끝에 작은 희망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졸업자들을 응원했다.
 
 
 

 

[입력 : 2019-02-23]   이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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