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1. 문화
  2. 연예·스포츠

사상 첫 U-20 월드컵 준우승...대표팀 대부분 K리그

이강인 18세 나이로 골든볼 수상, 메시 이후 14년만

글  김성훈 기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이 6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각)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게 1-3으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전반 5분 만에 이강인(발렌시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이후 세골을 내줬다.
 
"우리 목표는 우승"이라는 선수들의 각오는 큰 대회를 앞두고 흔히 볼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유효슈팅 1개로 무기력하게 물러나자 16강 진출마저 불투명해졌다. 첫 경기 패배는 오히려 약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잡고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비겨도 탈락할 뻔했던 아르헨티나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조 2위로 당당히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2년 가까이 틈틈이 호흡을 맞춘 선수들은 위기 때 더욱 강했다. 언제 만나도 껄끄러운 일본을 상대로 전반 숱한 위기를 넘긴 뒤 후반 38분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결승골로 신승을 거뒀다. 상대의 힘을 빼놓은 뒤 막판에 승부를 보겠다는 작전이 주효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명승부였다.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이지솔(대전)의 헤더로 기사회생했지만, 이번엔 3-2로 앞선 연장 종료 직전 아마두 시스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운명의 페널티킥에서는 초반 두 차례 실축에도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남미 챔피언 에콰도르까지 넘으면서 일궈낸 FIFA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는 선수들의 기량과 이를 하나로 묶어낸 전술, 철저한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구 한 명의 '원맨팀'이 아닌 전원이 하나가 됐음을 뜻하는 '원팀'은 이번 대표팀의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다. 막내 이강인부터 주장 황태현(안산 그리너스)까지 모두가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뛰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정 감독의 다양한 전술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지원한 스태프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6·25동란 휴전 1년 만인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 세계 축구계에 얼굴을 내민 한국은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대표팀은 선배들의 아성을 넘어 준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2019년 초여름 폴란드에서 선보인 청년들의 열정과 투지는 한국 축구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K리그 유스 시스템을 경험한 선수가 두 명이고, 대학 소속 선수인 최준(연세대)도 K리그 유소년 출신이다. 총 18명의 선수가 K리그 또는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이 자리까지 왔다.

    
이처럼 월드컵 사상 첫 결승진출이라는 쾌거에는 K리그가 큰 역할을 했다. 정정용호 21명의 선수 가운데 현재 K리그에 소속된 선수가 15명이다. 유럽(4명)과 대학 팀(2명) 소속 선수의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K리그 유스 시스템을 경험한 선수가 두 명이고, 대학 소속 선수인 최준(연세대)도 K리그 유소년 출신이다. 총 18명의 선수가 K리그 또는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이 자리까지 왔다.
   
지난 두 대회와 비교해도 큰 수치다. 2013년 터키 대회 당시 K리그 소속 6명, 2017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7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배 이상 늘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함된 과거 대표팀과 달리 K리그 소속 또는 K리그 유소년팀 출신, 유럽파, 대학선수들로만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팀은 울산 현대 유스팀인 현대고다. 차세대 타깃형 스트라이커 재목으로 평가받는 오세훈(아산)과 '반대발잡이 풀백'으로 각광받는 최준 그리고 크로아티아에서 실력을 쌓고 있는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는 현대고에서 동고동락한 선수들이다.
   
개인상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김현우는 2017년 전국고교축구대회 최우수선수(MVP), 최준은 같은 대회의 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오세훈은 그해 대한축구협회(K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공격수 엄원상(광주)과 미드필더 김정민(리퍼링)이 광주FC 유스팀인 금호고, 캡틴 황태현(안산)은 전남 드래곤즈 유스팀인 광양제철고 출신이다. 소속팀 사정으로 이 대회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활약중인 정우영 또한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인 대건고 출신이다.

 

이미 K리그에서 준주전급으로 활약중인 선수들의 이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은 소속팀 공격진의 핵심자원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전세진은 수원 삼성 유스인 매탄중, 매탄고 출신 최대어로 꼽힌다.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MVP, 중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득점왕 등을 타냈다.
박태준(성남), 고재현(대구), 이재익(강원) 등도 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약 10년 전의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 K리그는 11년 전인 2008년, 각 구단과 리그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유소년 클럽 운영을 의무화했다. 이를 통해 12세, 15세, 18세 팀 등을 운영하며 유망주 육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부터는 K리그 주니어, 2015년부터 하계 토너먼트 대회인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을 열어 선수들이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선수를 키워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소년 시스템 전체의 발전에도 힘썼다. 2013년부터는 매년 K리그 산하 유소년 팀의 지도자 해외 연수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 시스템 구축에 있어 정확한 평가와 진단을 위해 유소년 클럽 평가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준프로계약 제도를 도입, 유소년 클럽 소속 선수가 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제도를 보완했다. 박지민, 김태환(이상 수원)이 사상 첫 준프로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오현규, 김상준(이상 수원) 등도 이 제도를 통해 이번 시즌 K리그를 누비고 있다.
 
대표팀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에서도 유스팀 출신 선수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K리그 1과 K리그 2를 합쳐 유스팀 출신인 선수는 총 244명으로 전체의 29.3%에 해당한다. 2018시즌 209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35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클럽 유스팀 출신 선수가 그대로 승격한 경우도 138건에 이르러, 지난해 108건에서 30건 증가했다.
K리그 측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 10여 년만에 K리그 유스 출신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평했다. K리그가 없었다면,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쾌거도 없었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연령 만 20세보다 두 살 어리다. 몸싸움에 필요한 피지컬과 경험, 경기를 읽는 눈 등에서 어린 선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골든볼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강인(발렌시아)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한국팀이 유럽의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FIFA가 주관하는 남자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강인은 역대 최초로 골든볼을 수상하며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올렸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연령 만 20세보다 두 살 어리다. 몸싸움에 필요한 피지컬과 경험, 경기를 읽는 눈 등에서 어린 선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골든볼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
 
18세 나이에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2005년 대회에서 골든볼과 골든부트(득점왕)를 모두 받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2·아르헨티나) 이후 14년 만이다. 앞서 21명의 수상자 중 11명은 대회 출전 연령을 꽉 채운 20세였다. 최근 5차례 연속 20세 선수가 골든볼을 가져갔다. 19세로 골든볼을 수상한 사례도 7차례다.
 
이에 반해 18세는 1987년 칠레대회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당시 유고슬라비아), 1991년 포르투갈대회 에밀리오 페이세(포르투갈), 2005년 메시 3명 뿐이었다. 이강인이 네 번째다. FIFA는 첫 대회인 1977년부터 골든볼을 시상하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아르헨티나), 메시, 폴 포그바(2013년·프랑스) 등이 이 상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입력 : 2019-06-16]   김성훈 기자 more article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Copyright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댓글
스팸방지 [필수입력] 왼쪽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포토뉴스

Future Society & Special Section

  • 미래희망전략
  • 핫뉴스브리핑
  • 생명이 미래다
  • 정책정보뉴스
  • 지역이 희망이다
  • 미래환경전략
  • 클릭 한 컷
  • 경제산업전략
  • 한반도정세
뉴시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