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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에 따른 ‘건강 불평등’ 더욱 심화...삶의 질 낮은 ‘1인가구’도 증가세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9’ 발표...소득 상위 20%가 하위 10%보다 6.5년 더 살아, 전체 가구 30%는 1인가구

글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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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오래 살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수준도 높게 나타나는 소위 '건강 불평등' 현상이 주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다(多)인가구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1인가구’가 우리나라의 주된 가구 유형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3가구 중 한 가구는 1인가구이여, 그 규모는 600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2월 13일 공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소득 상위 20%는 85.80세까지, 하위 20%는 79.32세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기대수명 차이는 6.48세였다. 이 같은 격차는 2004년(6.24세)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의 사회동향 보고서는 '한국의 사회지표'와 국가승인통계 자료를 활용해 통계청 통계개발원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의 공동 협력하에 작성됐다. 인구, 가족·가구, 건강, 교육, 노동, 소득·소비, 문화·여가, 주거·교통, 환경, 안전, 사회 통합 등 11개 영역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방식으로 구성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강영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 격차가 2030년 6.73세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 교수는 "소득 분위별 기대수명에서 격차가 커져 건강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관적 건강 수준의 소득 5분위 간 차이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만 1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해당 소득 계층 내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 또는 '매우 좋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비율은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한국에서 낮게 나타났다. 상위 20% 인구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하위 20%보다 1.62배 많았다. 이 격차는 주요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기대수명은 도시에서보다 농촌에서 낮았다. 전국적으로 기대수명이 낮은 지역에서 소득별 격차도 큰 양상이다. 해당 지역에선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이 크게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 교수는 분석했다.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인구변동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1인가구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전체 가구의 29.3%인 585만 가구가 1인가구였다. 1990년까지만 해도 100만 가구 정도였던 1인가구 규모는 20년 만에 6배 수준으로 불어나게 됐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 중 1인가구의 비율 역시 10% 언저리에서 30%가량으로 3배 커졌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보다 1인가구의 비중이 높은 국가는 2017년 기준 노르웨이(47.5%), 덴마크(43.5%), 핀란드(41.7%) 등 북유럽 국가들이었다.
 
1인가구의 삶의 질을 연구한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은 이 같은 현상이 만혼(晩婚)과 비혼(非婚), 이혼(離婚) 등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변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1인가구와 2인가구 중심 사회로 빠르게 변화 중이다. 1인가구가 가장 전형적인 가구 유형"이라며 "비교적 높은 이혼율과 가족의 해체, '기러기 가족' 등으로 표현되는 교육적 요인에 따라 남녀 모두 1인가구의 중·장년층 비중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인상태별 구성비를 보면 배우자를 둔 경우와 사별한 경우는 비중이 줄어든 반면 미혼이거나 이혼한 1인가구 비중은 늘었다. 증가 폭은 이혼한 가구(5.7%포인트)에서 특히 컸다. 30~40대가 전체 1인가구의 31.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50~64세(25.1%), 65세 이상(24.7%), 20대 이하(18.4%) 등으로 비율이 높았다. 35~44세, 45~54세 집단에서 미혼 가구 비율은 2000년 48.3%, 15.5%에서 2015년 74.4%, 36.3%로 빠르게 증가했다.
 
1인가구 중 35.9%는 월 소득이 200만원에 못 미쳤다. 24.6%가 100~200만원 사이의 소득을 벌었고, 나머지 11.3%는 한 달에 100만원도 손에 쥐지 못했다. 200~300만원 사이의 소득을 버는 비중이 35.7%로 비중이 가장 컸다. 300~400만원 미만(17.1%), 400만원 이상(11.3%)을 버는 1인가구 비중은 비교적 낮았다. 전체 1인가구 중 절반 이상(53.2%)이 상용직에 종사했다. 임시·일용직은 25.8%, 비임금근로자는 21.0%였다.
 
1인가구가 자신의 삶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감은 다인가구 대비 낮았다. 2017년 기준 1인가구에서 23.3%로 나타난 주관적 만족감은 다인가구에선 30.8%로 조사됐다. 1인가구는 주거·수도·광열(18.1%), 음식·숙박(16.6%), 식료품·비주류음료(12.7%), 교통(12.9%) 등에 비교적 많은 돈을 썼다. 소비지출 비중을 다인가구와 비교하면 주거·수도·광열, 음식·숙박, 주류·담배, 오락·문화에서 높았다.
 
전체 1인가구의 47.2%가 단독주택에 살고 있었다. 2000년 70%에 달했던 이 비중은 18년 새 크게 줄었지만, 일반가구(32.1%)에 비해선 높았다. 29.9%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비중은 2000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연립 및 다세대주택에 사는 비중은 10.9%로 조사됐다.
전체 1인가구 중 291만가구가 남성, 나머지 294만가구가 여성이었다. 2000~2018년 새 남녀 1인가구는 각각 207.5%, 130.0% 불어났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향후 10여년간 증가하다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측된다. 출산율이 점차 낮아지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중은 2017년에서 2067년까지 지속해서 증가해, 15~64세 생산연령인구(45.4%)보다 큰 46.5%까지 커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72만명에서 125만명으로 반 토막 난다.
 
2065년 우리나라에선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2065년 100.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2016년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분석 결과 50세 이상 중고령자의 28.4%가 자신의 배우자 또는 부모를 돌보는 '노노케어(老老 care)' 양상이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도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 비율이 69.7%로 높았지만, 자녀에게 제공한 비율은 28.4%로 비교적 낮았다.
 
이밖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노인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로 사망한 인구는 한국에서 25.6명으로, OECD 평균(8.8명)의 3배 수준이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2년 5392명에서 2018년 3781명으로 줄었지만, 이 중 노인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34.6%에서 44.5%로 증가했다.
 
만 19세 이상 남성 중 최근 한 달간 1회 이상 음주한 사람들의 비율(월간 음주율)은 74%였다. 여자의 월간 음주율은 50.5%로 남성보단 낮았지만, 2005년부터 전반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체 남성 5명 중 1명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군'에 속했다.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7%로 역시 남성보단 낮았지만, 2015년부터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은 OECD 평균인 8.9ℓ 수준이다.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를 두고 "일부 국민이 많은 양의 음주를 해 과음 문제를 야기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월 1회 이상 음주를 하는 남성은 주당 평균 231g(소주 1병이 약 49g이라 고려하면 4~5병 수준)의 알코올을 섭취했다. 고위험 음주군 기준인 100g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흡연율(만 19세 이상 인구 중 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소득계층별로 달랐다. 소득 하위 계층으로 갈수록 흡연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1998~2017년 사이 상위 계층의 흡연율이 35.7%포인트(p) 하락하는 동안 중산층 이하는 25~28%p 하락했다. 상위 계층에서의 감소세가 더욱 빨랐던 셈이다.
 
청소년 흡연율도 지난 10여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남성의 매일 흡연율(매일 흡연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31.6%로 OECD 중 터키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여성의 흡연율은 3.5%로 최하 수준을 기록했다. 조 교수는 "여성 흡연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입력 : 2019-12-13]   김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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