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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선생 친필 유고 3편 국내 첫 공개

충북대 박걸순 교수 논설·한시 분석 결과 발표

글  김재홍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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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83주기를 맞는 독립운동가·사학자·언론인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의 친필 문학작품 유고 원문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충북대학교 사학과 박걸순 교수는 순국 83주기를 맞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친필 문학작품 유고 원문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연구소 월례연구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발표회는 오는 26일 열린다.
  
박 교수가 이날 처음으로 발표·공개하는 단재 유고 원문은 논설 '나의 一, 二, 三, 四, 五, 六, 七(미완)'과 '문예계(文藝界) 청년(靑年)의 참고(參考)를 구(求)'라는 논설 2편과, 한시 '무제(無題)' 1편이다.
 
논설 '나의 一, 二, 三, 四, 五, 六, 七'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은 미완의 저술이다.
 
 
순국 83주기를 맞이하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친필 문학작품 유고 원문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사진은 논설 '나의 一, 二, 三, 四, 五, 六, 七(미완)'. 사진=박걸순 충북대 교수
   
 
논설 '문예계(文藝界) 청년(靑年)의 참고(參考)를 구(求)'와 한시 '무제'는 활자본으로만 알려져 원문과는 대비하지 못한 작품이다. 이들 단재 친필 유고 원전은 북한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소장됐다가 유출된 자료다.
   
박 교수는 이들 자료가 1960년대 초 북한 학자들이 인민대학습당에서 발견해 1980년대 전반기까지 그곳에 소장됐던 단재 친필 원고임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어느 시기에 알 수 없는 경로로 무단 유출돼 일부는 남한으로 유입되고, 일부는 중국으로 떠돌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가 이번에 입수해 분석·발표하는 단재 친필 원고는 남북한 학자들이 자료집 간행 때 변형·왜곡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인민대학습당 고전부는 문학 관련 자료를 정리해 1966년 '룡과 룡의 대격전'이란 제목의 신채호 자료집을 펴냈다. 이 책은 편찬 과정에서 한글 표기를 원칙으로 하고 일부는 한자를 괄호 안에 적었다. 고어를 현대어나 표준어로 고치는 등 단재 글의 원전을 많이 훼손했다.
    
이 책에 실은 단재 작품은 1977년 남한의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에서 펴낸 개정판단재신채호전집(改訂版丹齋申采浩全集)에 출처 없이 실었고, '룡과 룡의 대격전' 수록 내용을 변형해 원전을 다시 왜곡했다.
 
  
순국 83주기를 맞이하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친필 문학작품 유고 원문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사진은 논설 '문예계(文藝界) 청년(靑年)의 참고(參考)를 구(求)'. 사진=박걸순 충북대 교수
 
 
1982~1985년 평양에서 유학하면서 친필 원고 등 단재의 많은 자료가 북한에 소장된 것을 확인한 김병민 전 연변대 총장은 문학 관련 유고 원전을 1993년 '신채호문학유고선집'에 그대로 옮겨 발간했다.
 
뒤늦게 활자본 상태나마 원전 본래의 모습이 부활한 것은 다행이지만 '룡과 룡의 대격전'을 비밀리에 옮긴 '개정판 단재신채호전집'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한 그의 선집도 원전을 일부 잘못 읽은 오류를 범했다.
 
단재의 문학 작품은 이렇게 1차는 북한학자가, 2차는 남한학자가, 3차는 중국 학자가 원형을 변형·왜곡했다.
 
박 교수가 이번에 분석·공개하는 자료들을 보면, '나의~'는 단재가 베이징에 거주하던 1925년 단재가 원고 청탁을 받고 쓴 3쪽 분량 논설이다.
 
이 미완의 논설은 내용이 짧아 단재가 말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고 도두(渡頭) 창간호가 남아 있지 않아 실제 실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단재가 베이징의 한 사찰에서 생활할 때 쓴 이 논설에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단재의 다른 필명 연단(練丹)을 확인할 수 있다.
 
'무제'는 단재가 1924년 단오날에 지은 칠언율시체의 한시다. 논설 '나의~'의 3쪽 끝부분에 실렸다. 이 한시는 국문학계에서 단재 한시의 중요한 저작으로 논의됐는데, 지금까지 정확한 출처도 모르고 '룡과 룡의 대격전'에 실린 이후 그대로 이용해 왔다. 박 교수는 이를 원전과 대조한 결과 이 시의 서문은 물론 봉사도 여러 군데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이번 원전 공개로 출처 확인뿐만 아니라 오탈자를 고쳐 단재문학 연구의 오류를 바로잡게 됐다. '문화계~'는 6장 14쪽으로 구성됐다.
 
 
북한학자들이 고의적으로 삭제한 공산당 운운 부분. 사진=박걸순 충북대 교수
   
   
1923년께 저술한 것으로 보이는 이 논설은 단재의 3.1 운동 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예계 청년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1920년대 전반기 단재의 사상과 독립운동 방법론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학자들이 '룡과 룡의 대격전'에서 원전을 심각하게 훼손해 단재의 사상을 크게 왜곡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에 '… 십 년 전에 돌아 단이는 지사는 모다 애국자러니 금일은 모다 공산당이며 십 년 전에 바우려는 청년은 거의 병학(兵學)이러니 금일은 거의 문학이로다'라는 부분이, '십 년 전에 돌아다니는 지사는 모두 애국자이며 십 년 전에 배우려는 청년은 거의 병학(兵學)이러니 금년은 거의 문학이로다'로 변형·왜곡됐다.
    
북한학자들이 단재의 공산주의 비판 내용을 고의로 삭제해 단재 사상을 논의할 중요 사료를 없앴다.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도 '개정판 단재신채호전집' 하권에 '문화계~'를 실으면서 원전을 보지 못한 채 '룡과 룡의 대격전'에 한글로 수록한 내용을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결정적 오류를 여러 군데에서 범했다.
  
원전의 한자 경의(驚疑)를 '룡과 룡 의 대격전'에서 '경의'라고 한글로 바꾼 것을 전집에서 이를 '경외'로 읽고 '敬畏'라고 잘못 적었다. '신채호문학유고선집'도 원전의 어려운 한자를 읽지 못하고 빈칸으로 두거나 잘못 읽어 엉뚱한 단어로 적어놓기도 했다.
        
박 교수는 "단재는 자신의 글쓰기에 엄격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단 한 자라도 함부로 손을 대면 추상같이 화를 내며 학자로서의 고결한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다"라며 "남북의 후손과 중국 학자까지 그의 원전을 멋대로 훼손하고 왜곡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소장 원전 유출은 북한의 단재 자료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달래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하루빨리 자료 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유출 자료를 책임지고 회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원전 공개로 단재 자료의 정본을 제시하고 남한은 단재 전집의 분야 협력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입력 : 2019-02-19]   김재홍 기자·시인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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