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의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점검이 이뤄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월 0.04% 떨어진데 이어 지난달 0.4% 하락해 공식 통계상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한은과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공급 쪽 요인보다는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측면에 좀 더 무게를 싣는다.
저물가에 대응한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장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는 어려워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회복세를 높이는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만약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하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물가안정과 중앙은행의 역할과 관련해서 양분되는 의견이 있는데 저물가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와 물가를 몇퍼센트 포인트 끌어올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크게 사용했을 때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라며 "방향 운용에 있어 그런 고민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실기론도 제기됐다. 지난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뒤늦게 올려 경기를 더 얼어붙게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통계청은 한국 경제가 2017년 9월에 경기 정점을 찍고 이후 지속 둔화하는 '수축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경기 순환기는 2~3년 후 사후적으로 평가하게 된다"며 "통계청은 2017년 9월을 경기 정점으로 봤지만 동행지수가 아니라 GDP(국내총생산) 순환변동치를 보면 그 때보다는 2018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주열 총재는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그는 "국내 경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이나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이 총재는 "올해 2.2% 성장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기 하강기에 금리를 올려 정책적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지적에 "이렇게 나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잠재 수준을 이어갈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선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하면서도 우려가 커질 경우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당장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는 어려워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회복세를 높이는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만약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하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