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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지난 달 고용률 사상 최고”...정부 통계가 말하지 않는 진실은?

작년 연간 취업자數 증가 9.7만 그쳐...제조업 18개월째, 금융업 9개월째 마이너스 일자리, 週17시간 이하 ‘단기 일자리’ 37만개 증가, 36시간 이상은 45만개 감소

글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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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財政 일자리 증가로 나타나는 착시 효과”
●제조업 부진 여전...도·소매업, 금융·보험업 지속 감소
●30·40대 일자리 감소...고령자 취업 38만명 증가

 

정부의 고용 관련 통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고 한국은행이 최저수준(1.25%)까지 금리를 낮출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제가 잘 성장해 생겨나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정부 지출에 기댄 재정(財政)일자리의 증가로 발생하는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두 달 연속 30만 명대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비교 기준으로 쓰이는 15~64세 고용률은 같은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외형적 호조세에도 불구,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금융업의 일자리는 감소세가 이어졌고 30~40대 고용상황도 부진을 지속하는 등 부정적 모습도 혼재된 모양새다.
 
통계청은 10월16일 '9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274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8000명(1.3%) 늘었으며 취업자 수 증가폭은 8월(45만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 명대 이상을 나타냈다는 게 핵심이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 명·8.0%),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3000명·7.5%), 숙박 및 음식점업(7만9000명·3.6%) 등에서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개선세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관광객 유입이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2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배달음식 이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11만1000명(2.5%) 줄어 1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쪽에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 분야에서 플러스(+) 전환이 이뤄졌다.
 
제조업 외에 도매 및 소매업은 6만4000명(1.7%),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은 6만2000명(5.5%), 금융 및 보험업도 4만3000명(5.0%)씩 감소했다.
 
연령대별 취업자 수 증감을 보면, 40대(-17만9000명)에서 부진이 지속됐고 30대(-1만3000명)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서 소폭 하락했다. 30·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동반 감소하기 시작해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가장 증가가 많이 이뤄진 연령대는 60세 이상으로 38만 명 증가했다. 그 뒤로 50대(11만9000명)와 20대(6만4000명)에서 증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보건, 사회복지 분야와 그간 부진했던 숙박·음식업에서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제조업과 소매업에서는 여전히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계속 3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15~64세 고용률은 67.1%로 1년 전보다 0.3%p 올랐다. 이는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에서 65세 이상 고용률을 분리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9년 이래 30년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5%로 0.3%p 상승했다. 1996년(61.8%) 이후 23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88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 명(13.7%) 줄었다. 2015년 9월(86만7000명)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5%p 하락했다. 실업률은 지난 2013년(2.7%)이후 최저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3%로 지난 2012년(6.7%)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0.8%로 1년 전보다 0.6%p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1.6%p 내린 21.1%를 기록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54만1000명(3.9%) 증가해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보다 1.3%p 오른 52.5%를 기록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11만3000명(7.6%), 임시근로자는 1만 명(0.2%)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1만9000명(3.0%) 증가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만6000명(10%) 감소했다.
 
정동욱 통계청 과장은 "도·소매업 업황 부진이 자영업에 영향을 많이 준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창업을 하는 경우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단 고용원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2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7000명(0.8%) 증가했다. 가사(-11만2000명·-1.9%)가 이유인 경우가 크게 줄었고 학령인구가 줄면서 재학·수강 등(-5만8000명·-1.5%)을 이유로 한 경우도 감소했다. 다만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가 33만9000명(19.0%) 불어났다.
  
시간대별 취업자를 보면 36시간 미만에서 73만7000명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에서는 45만2000명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8월에 이어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지표가 모두 개선되면서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상용직 증가 등을 근거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조업 부진에 대해 "특히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나 조선업 흐름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0월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는 2740만 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4만 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동욱 과장은 "보건, 사회복지 분야와 그간 부진했던 숙박·음식업에서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제조업과 소매업에서는 여전히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계속 3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징후는 엄중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는 등 경기가 바닥을 향해 가고 있음에도 고용지표만 '잘 나가는' 괴리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연 ‘기저효과’다. 지난해 연간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은 9만7000명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보다 1년 전인 2017년 연간 31만7000명 늘었던 것을 본다면 올해 성적표는 작년 참사에서 겨우 정상 궤도로 올라서는 정도다.
  
일자리의 총량 증가와 별개로 어떤 일자리가 늘었는가도 중요한데, 지난달 일자리가 늘어난 쪽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 명·8.0%),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3000명·7.5%), 숙박 및 음식점업(7만9000명·3.6%) 등이다. 지난달까지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2개월 연속 증가할 정도로 현재의 고용지표 호조를 이끌고 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일자리는 18개월째 감소하는 등 최악의 양상을 띈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제조업 일자리는 11만1000개가 줄었고 감소폭은 전월(-2만4000명)보다 5배 가까이 커졌다. 역시 선호도가 높은 일자리인 금융·보험업도 지점 축소 등으로 9개월째 감소세다.
  
결국 최근 이어지는 고용지표의 호조는 경기가 좋아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선순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반의 시각이다. 지난달 가장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상당부분이 노인일자리로 구성된다. 실제로 30~40대의 일자리 수가 2년째 연속 동반 감소를 이어가는 데 반해 65세 이상에선 23만1000개가 늘었다.
 
재정일자리가 확대됐다는 것은 취업 시간이 주당 17시간도 되지 않는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데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1~17시간을 일하는 일자리는 37만1000개가 늘어났다. 18~35시간짜리 일자리는 36만6000개 늘었다. 반면 36시간을 일하는 일자리는 45만2000개 줄었다.
 
노인일자리는 늘어나는 고령층의 소득을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젊은 층 일자리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결코 크지 않다. 늘어나는 일자리 숫자가 그대로 경기활성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지표를 두고 정부는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세부 내용은 덮고 외형적인 지표들만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일자리라 말하기도 어려운 17시간 미만의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며 "일자리 총량 자체가 늘었지만 일종의 '왜곡'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좋지 않은 경기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타격을 준다. 지난달 지표에서도 이런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 중에선 고용원을 두지 않는 '나홀로 사장님'만 늘어났다. 고용원을 둔 이들은 149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6000명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6만9000명)을 시작으로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용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8개월째 늘어 414만명에 달했다.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쪼그라든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을 내보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신규로 창업을 하는 자영업자들도 인건비를 아끼려 종업원을 두지 않고 가게를 여는 것으로 분석된다.

 

[입력 : 2019-10-16]   김명규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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