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이달에만 3차례 발동됐고, 다우지수도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12.8%)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도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가 가동된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실물·금융부문 복합위기까지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통화 완화조치에도 코로나19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어 철저한 방역이 금융시장 안정의 핵심임을 재차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 중이고 향후 경제지표 등을 통해 실물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시장 추가 불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정책 대응 여력,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견고한 금융 시스템 등을 감안한다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주요 7개국(G7) 등 주요국의 정책 공조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조치들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국이 5년 만에 제로(0)금리 시대를 여는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부양책에도 뉴욕증시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대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약 3000포인트, 13% 급락하며 1987년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등 미국의 3대 지수 모두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CNBC 등 미국 현지 언론과 국내 통신사 뉴시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여러 주와 도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식당, 술집 등의 운영을 제한하고 학교를 폐쇄하고 있다.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주지사는 50명 넘는 사람의 모임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더불어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