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의 임 실장 ‘우선 면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미국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미국 측이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실력자’가 임종석 비서실장임을 간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종석-비건’ 면담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오늘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그리고 2차 북미회담 진행 사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다"면서 “임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고, 비건 대표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10월 19일 강원도 철원 일대 DMZ 내 ‘남북공동유해발굴 현장’을 찾았다. 이날 서훈 국정원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사진=청와대 동영상 캡처 |
북한 비핵화와 대북(對北)제재, 남북경협 문제 등을 두고 한국과 미국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경협 등 대북정책 ‘과속(過速)’을 우려한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군 관계자로부터 유해발굴상황을 듣는 임종석 실장. 사진=청와대 동영상 캡처 |
사진=청와대 동영상 캡처 |
공교롭게도 임종석 실장이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 ‘남북공동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할 당시의 동영상이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첫 번째 화면에 소개돼 있는데, 선글라스를 낀 임종석 실장이 현직 국가정보원장과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등을 ‘데리고’ 다니는듯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야당이 맹공격을 하고 나섰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간 것"이라며 “참고로 선글라스는 PX에서 구입한 2만 원짜리"라고 했다.
임 실장의 DMZ 시찰을 두고 야권은 “대통령 행세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역설적으로 임 실장의 ‘힘’을 야권도 인정한 셈이다. 한편 청와대는 야당의 공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