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이 10월 1일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의 모든 특수부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윤 총장은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지시 관련 구체적 개혁방안 마련에 앞서 ‘특수부 폐지’ 조치를 즉각 시행하거나 관계기관에 시행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한다. 또 검찰 밖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파견검사 제도를 두고 검찰 영향력 확대와 권력기관화라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관련 규정 개정 절차를 기다리지 말고 개정안의 취지대로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도 중단토록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월 30일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개혁 방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 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에도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검찰은 성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에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보낸 지 사흘 만에 문 대통령은 검찰 스스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이 조국 장관 임명 직전 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검찰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 매체는 10월 1일 “여권 관계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윤 총장이 조 장관 임명 직전 문 대통령과의 독대를 청와대에 요청했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윤 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자기 뜻을 전하려 했으나 무산됐고, 청와대 측 관계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조국 임명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에 대해 대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공직자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며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관석 정책위수석부의장도 "검찰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지난 주말 서초동을 가득 메운 100만명이 넘는 촛불민심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윤 총장은 정도(正道) 수사와 자기 개혁으로 촛불 민심에 보답해야한다. 특히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식의 오만하고 기득권 지키기 태도가 아닌 문 대통령이 제시한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집권당의 ‘검찰개혁’ 요구에 윤 총장이 곧바로 ‘특수부 폐지’라는 강수를 던졌다. 청와대와 여당의 공격에 윤 총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방어’를 하고 있다. 찌르는 자와 막는 자의 사생결단(死生決斷)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