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들이 밭일을 하고 요리까지 한다는 8월 6일자 조선일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창간 100주년(2020년 3월 5일)을 앞두고 20대 청년 100명을 세계 각지로 파견하는 '청년 미래 탐험대 100' 프로젝트 특집기사 중 하나였다.
노지후 탐험대원은 돌아가시기 전 13년간 치매를 앓았던 할머니의 사례를 계기로 고령사회에서 큰 국가적 난제로 다가오는 ‘치매’ 문제에 관심을 뒀다. 이에 네덜란드에서는 치매 노인들이 스스로 밭을 갈고 옷도 만든다는 얘기를 접한 후 네덜란드 현지를 직접 탐험하기로 작정했다.
조예원 대표는 "한국에선 건강이라 하면 의사·병원·운동 등으로 접근하지만 네덜란드에선 관점 자체가 다르다"며 “아프지 않고, 오래, 건강하게 사는 법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확산된 게 케어팜(care farm)이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인구는 3분에 1에 불과하지만 농식품 수출액은 미국에 이어 2위인 농업 강국인 만큼 전국에 농가는 숱하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농장에서 소일하는 걸 즐긴다"고 했다.
노지후 대원의 기사에 따르면, 에르베 니퍼트 케어팜 농장주 마르가 브로키스(58)씨는 전직 간호사 출신이라고 한다. 브로키스씨는 2006년부터 치매 노인들을 위한 '낮 케어팜'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로 1~2시간 거리 이내에 사는 노인들이 해가 떠 있는 동안만 농장에 머문다. 의료진과 복지사들이 방문 횟수를 정해주면 노인들은 원하는 케어팜에서 허가받은 시간만큼 지낸다는 것이다.
이곳에 이틀에 한 번씩 오는 치매환자 롭의 얘기다.
"20년 전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았고, 그날 오후 회사에 나가 일할 수 없다고 말했소.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어 많이 울었소. 이는 내가 케어팜에 오게 된 이유이기도 했소. 케어팜에 오면 일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바빠진다오. 나는 그게 정말 좋소."
개개인이 부담하는 이용료는 일괄적으로 한 달에 17.80유로(약 2만원). 나머지는 정부가 지원한다. 농장에서 일하는 치매환자들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뭔가에 열중한다고 한다.
이곳에는 요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휠체어나 보조 기구가 없다. 치매 환자는 대체로 수동적이어서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려고만 한다. 그래서 걷는 게 중요하다. 보통 요양원에서는 환자의 80%가 휠체어를 타는데 여기서는 전체 50명 중 4명만, 그것도 아플 때에만 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