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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조각된 1억짜리 부패평가...권익위-서울시 눈가리고 아웅

권익위 주관 서울시 부패방지시책평가 결과 '비공개'

글  백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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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8년도 서울시 부패방지 시책평가 세부내용이 비공개 처리됐다. 권익위와 서울시는 평가 내용을 알고 싶다는 시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닫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뉴시스가 2월 21일 보도했다.
     
권익위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7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방지 시책평가를 실시하고 지난 1월 31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는 예산 1억2000여만원이 투입됐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란 각급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반부패 활동과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 서울시는 전체 5등급 중 2번째로 부진한 등급인 4등급(2년 연속)을 받았다. 서울시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세종시, 인천 남동구, 공주대, 대한체육회 등과 함께 2년 연속 반부패 업무 부족 기관으로 선정됐다.
   
다만 권익위가 발표한 자료에는 등급 부여 이유와 세부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에 뉴시스가 서울시의 등급 관련 세부내용을 요청했지만 권익위는 이를 거부했다.
    
권익위는 "부패방지 시책평가 세부 보고서는 해당 기관에 전달됐다. 보고서 공개 여부는 해당 기관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공을 서울시에 넘겼다.
 
서울시에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시 역시 거부했다. 부족했던 점을 스스로 노출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개선하려 하고 있다. 무엇을 놓쳤는지, 그리고 올해는 어떻게 할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사실 서울시가 높은 차원에서 부패방지 정책을 펴고 있는데 실무적인 차원에서 일부 세부적인 것을 놓친 게 있어서 이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뉴시스는 이달 1일 권익위와 서울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뉴시스는 정보공개 청구서에서 "서울시는 2년 연속 4등급이라는 저조한 평가를 받았으므로 시민과 언론은 서울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 알아보고 개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익위와 서울시는 잇따라 비공개 결정통지서를 보내왔다.
 
권익위는 지난 14일 보낸 통지서에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국민권익위원회 정보공개 운영규정(별표 2)' 위원회 비공개 대상정보 세부기준에 따르면 '각종 연구용역의 중간단계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민에게 오해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귀하께서 요청하신 '2018년도 서울특별시 부패방지 시책평가 세부 평점'은 부패방지 시책평가 최종 결과 도출을 위한 중간단계 값으로 위 정보공개법이 정하는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에 해당돼 비공개대상 정보에 포함된다"고 비공개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권익위가 지난달 부패방지 시책평가 등급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고도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입장을 밝힌 셈이다. 권익위는 "세부 항목은 (시민과 언론이 아닌) 해당 기관에만 제공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시 역시 20일 통지서에서 "2018년 부패방시 시책평가 결과는 국민권익원회에서 비공식적으로 보내준 자료로서 내부적으로 검토 및 분석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시민사회는 권익위와 서울시의 행태를 비판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관계자는 "딱 등급만 내놓는 게 아니라 어떤 평가를 왜 받았는지 알려주는 것이 투명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세부 결과가 나와야 국민이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다"며 "투명성을 높여야 외부 감시와 감독이 가능하다. 결과만이 아니라 세부내용을 납득할 수 있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익위의 주요 정보 비공개 행태가 습관적이라며 이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익위는 지난해 연말 '공공기관 해외출장 실태점검 후속조치 이행결과'를 발표할 당시에도 피감기관 지원을 받은 국회의원 명단과 세부내역을 비공개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국회의원 해외출장건 때도 권익위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서 결국 기관별로 정보공개를 청구해서 문제가 된 의원들 명단을 받아내는 등 답답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익위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선 공공기관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 권익위가 연례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평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높은 등급을 받은 기관들은 생색내기에 열중하고, 반대로 낮은 등급을 받은 기관들은 쉬쉬하며 눈치보기에 바쁜 현 방식으로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 발생한 일부 사건을 근거로 (부패방지 시책평가) 기사가 나면 시민은 엄청 안 좋게 본다.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며 "(권익위가 매년 발표하면서 부패방지 관련) 제도가 정착되고 있으니 이제는 폐지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익위가 실시하는 수많은 평가가 조직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평가 자체에 권익위 자기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며 "권익위는 자기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시도와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비판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나 반박을 요구했지만 권익위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입력 : 2019-02-21]   백두원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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